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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화

“유 대표님께서 오셨군요.” 유하민은 알파 메일이었다. 그는 탄탄한 가슴 근육만으로도 기댈 곳 없는 수많은 남자들을 홀릴 수 있을 것이다. 조도현은 생각에 잠긴 윤지현의 모습을 보고 말했다. “윤 비서, 무슨 생각을 그렇게 오래 해?” 윤지현은 순진한 척했다. “아무 생각도 안 했어요.” 조도현은 윤지현의 이마를 툭 치더니 한숨을 쉬면서 떠났다. ‘설마 내 마음의 소리를 들은 걸까? 그럴 리가 없잖아. 티를 내지도 않았는데 말이야. 나는 표정 관리에 자신이 있다고!’ 두 사람은 차에 탔다. 윤지현은 내비게이션을 켜면서 레스토랑 이름을 물었고 조도현은 레스토랑 이름을 얘기해주었다. “운향각이야.” “아, 거기요? 거기는 예전에 제가...” 윤지현은 그렇게 얘기하다가 갑자기 말을 멈추고 2초간 뜸을 들인 뒤 계속해 말했다. “가봤어요. 요리도, 환경도 괜찮았어요.” 말을 마친 뒤 그녀는 차에 시동을 걸었다. 조도현이 뒤에서 유유히 말했다. “예전 일을 안 잊은 것 같네.” “제가 기억력이 좋거든요.” 시선을 내려뜨린 조도현의 눈빛에 한기가 감돌았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윤지현은 분위기가 살짝 달라진 걸 느꼈다. 기억력이라는 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갑자기 떠올랐는데 뭘 어쩔 수 있겠는가? 가는 길 내내 차 안은 고요했다. 레스토랑에 도착해서 안으로 들어가자 매니저가 적극적으로 그들을 맞이했다. 예약했냐고 물을 때 조도현 뒤에 있는 윤지현을 본 매니저는 눈을 빛내며 말했다. “지현 씨, 심 대표님이랑 밥 먹으러 오시지 않은 지 오래...” 그러다 그는 뭔가를 떠올리고는 금세 말을 멈췄다. 윤지현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고개를 돌린 조도현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여기 단골이니 윤 비서가 안내해 줘.” 윤지현이 대꾸했다. “저도 굉장히 오랜만에 오는 거라고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조도현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래?” 윤지현은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전혀 기억나지 않아요.”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지. 기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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