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9화
윤지현은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뭘 어쩌겠나?
그녀는 조도현을 쳐다보며 상사에게 대하듯 깍듯하게 얘기했다.
“대표님은 앉아서 TV 보고 계세요. 전 주방에 가서 도울게요.”
그가 피식 웃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지현아, 지금은 퇴근 시간이야.”
...
윤지현도 부엌 앞에 서 있는 세 사람도 깜짝 놀랐다. 순식간에 집 안이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 자리에서 굳어졌고 경악한 눈빛을 지었다.
쿵.
감자 하나가 고유진의 손에서 떨어져 데굴데굴 굴러갔다.
손태호는 붉게 부어오른 눈을 크게 떴고 외부 자극을 받은 건지 맑은 눈물이 다시 뚝 떨어졌다.
방지혁은 손에 쥐고 있던 랍스터를 토막 냈다. 분위기가 미묘해졌고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자 윤지현은 민망해졌다.
10초간 정적이 흐르고 그녀가 갑자기 크게 웃었다.
“대표님, 퇴근하시면 되게 친절해지시네요.”
고유진과 나머지 사람들도 그제야 반응했다. 감자를 줍고 눈물을 닦고 랍스터를 쥐고 있던 사람은...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고 있었다.
손태호가 윤지현을 도와 한마디 했다.
“저희 대표님은 기분이 좋으시면 농담도 잘하세요.”
“털털하시네요.”
“아닌데요. 제 생각에는...”
고유진이 방지혁의 입을 막았고 손태호가 그의 팔을 붙잡고는 주방으로 끌고 갔다.
입 닥치고 있으라고, 당신의 생각 따위는 중요하지 않으니까.
“우읍...”
방지혁은 발버둥 쳤다. 한편, 고은호는 어리둥절했지만 누나와 손태호가 힘겨워하는 것을 보고 달려가 두 사람을 도왔다.
거실, 윤지현은 아직도 어색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조도현은 소파에 나른하게 기대어 기분이 좋은지 환한 얼굴로 리모컨을 들고 채널을 돌렸다.
...
‘이 인간이 일부러 그런 거야.’
다른 사람을 건드려도 조도현은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
조도현은 최고의 사기꾼이고 함정을 잘 파는 인간이었다. 그런 인간을 상대로 어젯밤에 무슨 짓을 한 건지...
그녀는 깊게 후회하며 주방으로 향했다. 주방에 있던 남자들은 다 내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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