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1화
조도현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고유진은 그런 이유를 댈 바에야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나더러 어떡하라고! 내가 무슨 수로 말을 지어내냐고?’
“조 대표님, 지현이는 근시인 데다가 노안까지 심해서 밤만 되면 아무것도 보지 못해요. 자기 손도 제대로 못 본다니까요.”
고유진은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헛소리를 지어냈다. 믿을지 말지는 조도현이 결정할 일이었다.
조도현은 팔짱을 낀 채로 침묵했고, 손태호와 방지혁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 시원하네요.”
바보 같은 고은호는 시원한 바람을 쐬면서 즐거워했다.
그는 짧은 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있었고 그의 부드러워 보이는 검은 머리카락은 바람에 따라 가볍게 휘날렸다. 잘생긴 얼굴, 젊은 육체, 활력 넘치는 모습...
손태호는 고문당하는 일이 있더라도 절대 고은호처럼 티셔츠를 벗고 문 앞에서 이런 행위를 하지는 못할 것이다.
“역시 젊은 게 좋아.”
그는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
그러면서 조도현을 힐끔 보았다. 조도현은 단추를 목 끝까지 잠갔으면서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손태호는 이내 조도현의 살기 어린 시선을 마주하게 되었다.
귀가 밝은 고유진은 손태호의 말을 듣고 말했다.
“손 비서님,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손 비서님도 기껏해야 제 동생보다 열 살 정도 연상일 텐데 전혀 늙지 않았어요. 사실 여러분처럼 정장을 입은 모습도 나름대로 매력적이에요.”
“...”
여러분?
손태호는 조도현의 표정을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와 반대로 방지혁은 살기를 전혀 느끼지 못한 것인지 상의를 입지 않은 채로 베란다로 나가 고은호 앞에서 근육을 자랑했다.
“은호 씨, 근육이 별로네요. 힘이 안 느껴져요. 내 걸 봐요.”
“어떻게 한 거예요?”
“다음번에 나랑 같이 맨손으로 암벽 등반하러 가요.”
“그건 사양할게요.”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요. 남자라면 끊임없이 도전해야죠.”
상의를 입지 않은 두 남자는 베란다에서 대화를 나누었고 정장을 입은 두 남자는 집 안에서 그들의 대화를 들었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