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5화

조도현의 눈빛이 살짝 부드러워졌다. 윤지현을 떠올리니 피곤도 살짝 가셨다. 어제 직접 그녀를 데리러 가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에 그는 죄책감이 들었다. 그래도 다행히 그들 모두 무사했고 방지혁이 그들을 전부 집으로 데려다주었다. “도현아, 우리 아들...” 병상 위 노정아가 힘없는 목소리로 조도현을 불렀다. 그녀는 병원에 도착해서 응급조치를 받아 겨우 목숨을 건졌으나 밤새 악몽에 시달리느라 편히 쉬지 못했다. 조도현과 조세권은 병상을 지키며 밤새 눈을 붙이지 못했다. 의사는 극도의 공포심을 느낀 탓이라고 했다. 노정아는 연못에 빠져 드레스가 무거워졌을 뿐만 아니라 연못 속의 식물이 다리를 휘감아서 필사적으로 버둥대느라 온몸 이곳저곳이 긁혀 크고 작은 상처가 많이 생겼다. 당시 조도현은 연못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최악의 상황까지 각오했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의 어머니는 겁이 많지만 살고자 하는 의지만큼은 매우 강했다. 조세권은 마음이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 ‘평생 곱게 자란 사람이 즐거운 마음으로 파티에 참석했다가 이런 일을 겪었으니...’ 조세권은 눈시울이 빨개진 채로 분노를 쏟아내면서 장이현의 사지를 찢어버리고 장씨 가문을 운성에서 없애버릴 거라고 했다. 조도현은 지친 얼굴로 그런 조폭 같은 말은 그만하라고 했다. 그리고 그에게 그만 울라고 했다. 그렇게 새벽 다섯 시쯤이 되어서야 노정아는 겨우 진정했다. 노정아는 잠에서 깨자마자 아들의 이름을 불렀고 조세권은 그 점이 조금 서운했는지 얼굴을 들이밀며 말했다. “여보, 나 여기 있어. 당신 곁에 있어.” “당신은 좀 비켜요. 난 우리 아들과 할 얘기가 있어요.” 노정아는 힘없이 그를 밀어냈고 조세권은 살짝 실망했다. 그에게는 할 말이 없고 아들에게만 할 말이 있다니. 조도현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아버지를 힐끗 본 뒤 노정아에게 다가가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어머니,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요?” “도현아, 내가 어제 그곳에서 도망칠 수 있었던 건 예쁘고 착한 아가씨가 날 도와줬기 때문이야. 그 아가씨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