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9화
윤지현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며칠 동안 억눌렀던 감정이 그의 말 몇 마디에 폭발했다.
부정적인 감정들은 마치 불덩이처럼 가슴을 가득 채우더니 혈관을 타고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방금 저더러 즐겁게 놀다 오라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저도 좋은 시간 보내시라고 한 건데 무슨 문제 있나요? 대표님이 뭘 할지, 뭘 선택할지, 누구를 만나러 갈지는 제가 좌지우지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대표님, 전 이미 최선을 다해 대표님에게 맞춰주고 있어요. 이 정도면 충분히 순종적이고 고분고분하지 않나요?”
그런데도 조도현은 계속 트집을 잡으려고 했다.
조도현이 대체 무슨 자격으로 꼬투리를 잡는단 말인가?
조도현은 화를 내는 윤지현의 모습을 지켜보니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는 한참 뒤 작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내가 윤 비서 기분을 망쳤네. 그동안 기분 나빴을 텐데 진심으로 미안해. 내가 윤 비서한테 믿음을 주지 못했으니 내 잘못이야.”
윤지현은 말문이 막혔고 그녀의 분노 또한 갈 길을 잃고 말았다.
그들은 방금까지 싸우던 중이 아닌가?
윤지현은 조도현의 눈동자 속에 감춰진 감정을 보아내고 싶었으나 시선을 내려뜨린 조도현 때문에 눈썹뼈 아래 그늘밖에 보이지 않았다.
조도현은 에블린과 통화한 내역을 보여주면서 말했다.
“에블린은 이미 약혼했어. 나와 에블린, 그리고 에블린의 약혼자는 친한 친구야. 윤 비서가 왜 우리 사이를 오해했는지 모르겠어. 어쩌면 나 때문에 기분이 나빠져서 판단력이 흐려진 걸지도 모르겠네. 뭐가 됐든... 본인을 괴롭히지는 마. 그냥 즐겁게 지내. 윤 비서는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이잖아.”
윤지현은 멋쩍은 얼굴로 입술을 깨물다가 고개를 숙여 가방을 바라보았다.
“설명해 줘서 고마워요. 알겠어요.”
조도현은 나비 날개와도 같은 그녀의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는 걸 보았다.
조도현은 앞으로 한 걸음 나섰다.
“아직도 기분이 안 좋아? 본인한테 화를 낼 권리가 없다고 생각해서 그러는 거야? 그렇다면 윤 비서에게 선택권을 줄게. 내 여자 친구로 계속 지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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