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8화
조도현은 다시 컴퓨터에 시선을 두었다가 곧 고개를 들어 윤지현을 바라봤다.
그러고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윤 비서, 내가 퇴근할 때까지 기다린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은데?”
윤지현은 소파에 앉았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 대표님 퇴근을 기다렸다가 같이 나가겠냐고...’
지금은 그냥 퇴근 모드로 바뀌었을 뿐 이미 조도현은 자기에게 일로만 얽힌 사이가 아닌 남자 쪽에 가깝게 변한 상태였다.
“대표님, 잡담 그만하시고 얼른 일 보세요.”
조도현은 웃으며 맞장구쳤다.
“그래. 윤 비서가 지적하니까 반성해야겠네. 내가 일에 너무 집중을 못 했나 봐.”
그 말에 윤지현은 말문이 막혔다.
‘진짜 무서운 소리만 골라서 하네...’
윤지현은 더 이상 말을 섞지 않고 이어폰을 꺼내 귀에 꽂고는 휴대폰을 내려다봤다.
그녀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사실 비서가 대표 사무실에서 대놓고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것도 대단한 배짱이었다.
조도현은 슬쩍 그녀를 바라보다가 이내 다시 일에 집중했고 빠르게 마무리하고 노트북을 닫은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윤지현은 여전히 뒷모습을 보이며 열심히 영상을 보고 있었고 조도현은 다가와 그녀의 이어폰을 살짝 빼내면서 말했다.
“가자.”
한쪽 귀에는 신나는 노래가 들렸고 한쪽 귀에는 묘하게 저음이 섞인 남자의 목소리가 들리자 윤지현은 등에 소름이 쫙 돋았다.
윤지현이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두 사람의 얼굴이 맞닿을 듯 가까워졌고 꼭 입맞춤 직전 같은 모습이었다.
그때, 밖에서 손태호가 문을 두드리더니 들어왔다.
퇴근 전에는 꼭 한 번씩 대표에게 물어보곤 했지만 요즘은 둘만 남아 있는 시간이 많아서 굳이 문 앞에서 기다리는 예의도 점점 생략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따라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지금 이 광경을 보게 된 것이다.
손태호는 순간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조도현이 그를 바라보자 얼어붙은 손태호는 시선을 피하며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어색하게 중얼거렸다.
“어? 차 키가 어디 갔지? 분명 여기 있었는데...”
그렇게 말하면서 곧장 밖으로 빠져나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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