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8화

조도현의 말에 윤지현은 속으로 깊게 숨을 내쉬었다. ‘설마 같이 가겠다고?’ 순간 윤지현의 마음속에는 수만 마리의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처럼 간지럽고 조마조마했다. 하지만 수년 동안 단련된 표정 관리 덕분에 겉으론 최대한 침착을 유지하며 일부러 멍한 척하다가 말했다. “대표님, 이런 사소한 일에 굳이 직접 나설 필요 없어요. 저랑 방지혁 씨만 가도 충분한데요. 너무... 일을 크게 만들 필요가 없잖아요.” 조도현은 의미심장하게 미소를 지었다. “일이 크든 작든 잘 처리해 두는 게 좋아.” “...” 윤지현은 애써 담담한 얼굴을 했지만 입꼬리가 자꾸 어색하게 움직였다. 조도현은 한 손엔 만두를 안고 다른 손으론 그녀의 손을 잡아 이끌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 윤지현의 머릿속은 그야말로 뒤죽박죽이었다. ‘어쩌지, 어쩌지! 그냥 차라리 솔직히 다 자백할까... 아니, 내가 뭘 잘못했다고 자백이란 단어가 떠오르는 거야. 난 잘못한 것도 없어. 그저 상황이 더 복잡해지는 게 싫을 뿐이지...’ 조도현이 자기가 찾던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는 걸 알면 분명 좋아서 바로 집으로 끌고 갈 게 뻔했다. 무도회 때 복도에서 우연히 만난 것도 오늘 쇼핑몰에서 또 마주친 것도... 아무리 봐도 누가 일부러 꾸민 것 같았다. 조도현은 만두를 고양이 방에 넣고 차 키를 챙겨 그녀와 함께 집을 나섰다. 엘리베이터 안. 윤지현은 진땀을 흘리며 속이 초조했다. 그러다 갑자기 배를 움켜잡으며 소리를 냈다. “아...” “왜 그래?” 조도현이 윤지현을 붙잡고 그녀의 배를 바라보며 물었다. “배 아파?” 윤지현은 얼굴을 찡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갑자기 배가 너무 아파서요. 대표님 먼저 가세요. 저는 집에 가서 화장실 좀 들러야 할 것 같아요.” 조도현은 13층 버튼을 누르며 말했다. “사람 찾는 일은 급하지 않아. 네가 더 중요하지.” 그는 그녀를 팔로 부드럽게 감싸안아서 그녀가 자기에게 기대게 했다. 그의 따뜻하고 넓은 손바닥이 그녀의 아랫배에 닿았다. “저녁에는 뭐 먹었어?” 윤지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