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2화
윤지현이 젓가락을 내려놓자 다들 약속이라도 한 듯이 윤지현을 바라보았다.
노정아도 마찬가지였다.
지나칠 정도로 직설적인 조도현의 질문 때문에 그를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설마... 이런 방식으로 겁을 줘서 도망치게 만들려는 건가?’
“저는...”
윤지현은 엄청난 압박감을 견디며 차분하게, 또 덤덤하게 말했다.
“서로 알아갈 시간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서로 맞춰가는 과정도 필요할 것 같아요. 솔직히 네 번의 여름을 함께 해도 그 속내를 다 알기가 힘드니까 말이에요. 그러니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네 번의 여름?
4년으로도 부족하단 말인가?
4년이면 결혼해서 아이를 낳기도 충분했다.
한 명은 너무 조급했고 다른 한 명은 너무 느렸다.
그렇게 분위기는 어색해졌다.
조도현의 동생들은 조도현의 표정을 살폈다.
조세권 또한 당황스러웠다. 전혀 조급하지 않은 사람이, 결혼할 생각이 없는 사람이 윤지현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
노정아는 여전히 상황 파악을 못 했다.
그녀는 조도현이 일부러 그런 걸지도 모른다고 의심하면서, 주관도 뚜렷하고 첫 만남에 조심스러운 윤지현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윤지현은 4년으로도 부족하다고 했지만 감정이 생긴다면 생각도 당연히 달라질 것이다.
조도현의 눈빛은 차분했다. 조금 전과 다를 바가 없었다.
이때 그는 여전히 윤지현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녀의 말을 고민해 보는 듯했다. 속을 알 수 없는 그의 검은 눈동자에서는 그 어떤 감정도 드러나지 않았다.
조은별은 겁이 나서 몰래 옆에 있던 조우현의 팔을 끌어안았는데 조우현은 오히려 신이 나 보였다.
조도현은 지난 29년간 늘 대접받으면서 살아서 눈이 매우 높고 도도하며 냉담했다. 언제나 다른 사람에게 상처만 줬던 조도현도 이제는 사랑 때문에 상처받을 날이 온 것이다.
“여름을 되게 좋아하시나 봐요.”
조도현은 고민을 마친 얼굴로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저도 여름을 좋아해요. 12월이 되면 저랑 같이 남반구로 가서 함께 여름을 보내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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