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7화
그러다 차화영을 보게 되었다. 이때 심은우는 차 안에 앉아 창백한 얼굴로 초조하게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차화영 그 여자가 바보 같은 딸을 위해 지현이를 해치지는 않겠지...’
케이블카에서 내린 뒤 차화영은 윤지현 일행의 시선을 받으며 우아한 걸음걸이로 노정아의 앞에 섰다. 그녀는 살갑게 인사를 건넸다.
“정아 언니, 오랜만이네요.”
노정아는 차화영을 보자마자 분노가 치밀어올라 이를 악물었다.
조금 전까지 즐거웠는데 순식간에 기분이 잡쳤다.
차화영을 볼 때마다 옛일이 떠올랐다. 시간이 흘러 상처가 조금은 치유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당시 박하율이 사고를 당했다는 비보를 들었을 때 노정아는 죽을 만큼 고통스러웠다. 그녀는 지독한 차화영이 자신의 친구를 죽였을 거라고 굳게 믿었고 반드시 죗값을 치르게 하고 싶었지만 온갖 방법을 써도 차화영의 죄를 입증할 수가 없었다.
하늘이 너무 무심했다.
“어머, 언니라니. 나는 내연녀 동생 따위 둔 적 없는데.”
그 자리에 다른 사람들도 많았기에 노정아는 차마 욕설을 내뱉지 못했다.
“정아 언니,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으셨나 봐요.”
차화영은 화내지 않고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미소를 지어 보이며 살갑게 말했다.
차화영과 함께 온 사람들 중에는 유씨 가문의 셋째 유치겸의 아내 이정민과 유씨 가문의 딸 유현주도 있었다.
노정아가 대놓고 말하자 그들은 겸연쩍은 표정을 지었다.
물론 그들은 유치훈 전 아내의 편도 들지 않았고 차화영의 편도 들지 않았다.
사실 노정아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그들에게 실망했다.
‘다들 양심은 개나 줘버렸지. 율이가 그때 얼마나 잘해줬는데. 이제는 악랄하기 그지없는 차화영과 저토록 가까이 지내다니.’
“네가 천벌을 받지 않는다면 나는 평생 화가 풀리지 않을 거야.”
노정아는 차가운 얼굴로 말한 뒤 옆에 있는 아들을 힐끗 보았다.
“가자.”
조도현은 덤덤한 얼굴로 차화영에게서 시선을 뗐다.
윤지현도 다른 사람들처럼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았다.
노정아가 떠나자고 하자 다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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