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3화
차화영의 미소가 서서히 굳어졌다.
누가 뭐라고 하든 결코 여유를 잃지 않던 차화영의 표정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박하율을 닮은 얼굴과 그녀를 조롱하는 날카로운 말들 때문에 위선적인 미소를 짓고 있던 차화영의 얼굴에 아주 가느다란 균열이 하나 생겼다.
조도현은 웃는 얼굴로 윤지현의 손을 잡으면서 한마디 거들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청출어람은 아니네요. 그 훌륭한 유전자도 이제는 끊기려나 봐요.”
고유진이 곧바로 맞장구를 쳤다.
“그게 뭐 대수인가요? 불륜녀가 꿈인 여자들을 위해서 수업을 개설해 주면 되죠.”
심은우와 강혜경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유현주와 이정민도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들은 산을 오를 때부터 욕을 먹었었다. 처음에는 노정아가 욕했는데 이번에는 윤지현까지 욕하니... 비록 그들을 욕하는 건 아니지만 유씨 가문의 일원인 차화영이 욕을 먹었으니 유씨 가문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조우현, 조은별, 조은수는 강단 있는 윤지현의 모습을 보고 속으로 감탄했다.
노정아는 기분이 이상했다.
그녀는 자신을 구해준 민트색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윤지현이라는 사실을 아직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러나 나무 그늘 아래, 햇볕이 내려앉은 윤지현의 얼굴이 박하율과 너무도 닮아 있었다. 물론 윤지현은 박하윤만큼 유약하지 않았다. 윤지현의 살벌한 눈빛은 살인범 차화영을 꿰뚫을 것만 같았고 그 모습에 노정아는 말 못 할 기분을 느꼈다.
만약 박하율이 윤지현만큼 용감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다면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도 죽어라 발버둥 쳐서 살아남았을지도 모른다. 그랬다면... 지금까지 죽지 않고 멀쩡히 살아있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어른을 모욕하다니...”
차화영은 이내 표정을 수습하고 서글픈 얼굴로 말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예절 교육을 따로 받아야 한다니까.”
“너한테는 예의 같은 거 차릴 필요가 없지.”
노정아가 다가가서 말했다.
“이 아이들은 불의에 맞서 싸울 줄 아는 훌륭한 애들이야. 네가 그딴 짓을 하지 않았더라면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신경 썼겠어? 시간이 흘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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