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1화
고유진은 주방에서 숨을 깊게 내쉬며 긴장을 풀었다.
고개를 돌리니 윤지현이 아무 일 없다는 듯 묵묵히 요리에만 집중하고 있었고 고유진은 슬금슬금 다가가 감탄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밖은 지금 거의 첫 번째 살인사건 현장 될 뻔했어. 너 진짜 대단하다. 저 두 남자 다 너 때문에 저래잖아.”
그러자 윤지현은 담담하게 받아쳤다.
“그렇다고 내가 나가서 말리기라도 하면 그땐 진짜로 끔찍한 사건 날걸. 여기서 조용히 요리나 하는 게 가장 정확한 선택이야. 내가 뭐라 해도 괜히 일만 더 커져.”
윤지현은 말하면서 간을 보며 살짝 소금을 더했고 고유진은 할 말을 잃고 고개만 끄덕였다.
‘할 말이 없네... 하지만 정작 주인공이 여기서 그냥 요리에만 몰두해도 되는 건가? 이게 맞나?’
아직 요리가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거실에 남은 두 남자는 팽팽한 긴장 속에 묵묵히 자리만 지키고 있었고 여윤아는 방지혁을 아직 채 혼내지도 못한 상태였다.
그런데 그때 윤지현의 부모님과 외할머니가 집에 도착했다.
현관에서 문을 열던 윤우겸은 익숙한 얼굴을 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얼마 전 수박을 건네주던 방지혁도 있었고 옆에는 처음 보는 예쁜 여자가 서 있었다.
“아저씨, 아주머니, 할머니, 안녕하세요.”
여윤아가 먼저 반갑게 인사했다.
“저는 지현이 친구 여윤아예요. 그냥 윤아라고 불러주시면 돼요.”
이름까지 천천히 또박또박 말했다.
목소리를 일부러 크게 내 방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어르신들이 오신 걸 알리려는 속셈이었다.
혹시나 싸움이 터져 있었다면 인제 그만 멈추라는 신호였다.
그러자 서이숙이 환하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지현이가 네 얘기 많이 했어. 일단 들어가서 얘기하자.”
윤우겸은 곧장 문을 활짝 열었다.
요즘 최선호는 공원에서 장기를 두거나 새벽 운동을 나가거나 심지어 쓰레기 버리러 나갈 때도 자주 마주쳤다.
그가 이 집에 자주 드나드는 이유쯤은 짐작하고 있었지만 마음 자체는 참 곧고 괜찮은 청년이라 미워할 수가 없었다.
오늘도 장을 보다가 허리를 삐끗한 김에 도움을 받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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