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7화

조도현은 유하민을 한 번 쓱 쳐다보며 말했다. “죽다 살아온 사람이면 조용히 좀 있어라.” 그 말에 방안 모두가 유하민의 멘탈에 또 한 번 감탄했다. ‘정말 대단하네. 이렇게까지 큰 사고를 당해놓고도 농담이 나올 수 있다니.’ 다들 아슬아슬하게 죽을 고비를 넘겼고 여전히 몸 곳곳이 성한 데가 없는데 혹시라도 이 병원 어딘가에 또 다른 위험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모두의 얼굴에 걱정이 스쳤다. 유하민은 그런 분위기를 단번에 눈치채곤 오히려 태연하게 말했다. “진짜 괜찮아. 사실 그 차가 따라올 때 이미 느낌이 이상해서 일부러 나무 많은 쪽으로 유도하다가 마지막엔 미리 차에서 뛰어내렸어. 날 죽이려면 아직 멀었지.” 유하민의 말투는 마치 차에서 뛰어 내린 게 아니라 그냥 낮은 계단에서 뛰어내린 것처럼 가볍고 태연했다. 그런 유하민의 모습에 모두 할 말을 잃었다. 그때 방지혁이 장난스럽게 엄지를 치켜들며 말했다. “도련님, 점점 수준이 올라가네요? 다음에 착지할 때 뒤로 한 바퀴 돌면서 착지해 보면 더 멋질 듯한데요?” 윤지현과 친구들은 그 말에 기가 막혀 고개를 저었다. ‘다음에? 설마 또? 놀이공원도 아니고 뭐라는 거야...’ 유하민은 진지하게 방지혁에게 착지자세를 배우겠다고 나섰고 방지혁은 직접 시범까지 보이겠다며 열정적으로 자세를 설명했다. 그런 상황을 보자 모두 골치 아픈 표정을 지었다. 결국 조도현이 못 참고 방지혁의 뒤통수를 톡 치며 그를 말렸다. “그만 좀 해.” 방지혁은 그제야 조용히 입을 다물었고 유하민은 누운 채로 투덜댔다. “도현아, 너무 엄격하게 굴지 마. 지혁이가 알려주는 거 꽤 실전적인데?” 유하민은 몸은 여전히 아파 보였지만 분위기만큼은 왠지 벌떡 일어나서 한바탕 소동을 벌일 기세였다. 조도현은 차분하게 받아쳤다. “멋진 착지로 적을 혼쭐내겠다는 거냐?” “그럼. 내가 완벽하게 착지해서 손가락 욕까지 날리면 상대가 더 억울해서 미칠걸?” 농담을 던지다 말고 유하민은 옆구리를 부여잡았다. 말을 너무 많이 했는지 상처가 욱신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