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0화
조도현은 그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았고 그의 입꼬리에는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그는 차 속도를 천천히 늦추더니 도로 옆 그늘진 곳에 차를 세우고 그녀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리고 그 특유의 부드러운 목소리로 진지하게 설득을 시작했다.
그는 조심스레 그녀의 찡그린 미간을 손끝으로 펴주며 낮고 차분하게 말했다.
“그렇게 걱정스러운 얼굴 하지 마. 문제를 생각할 때 너무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면 자꾸 막다른 길에 갇히고 괜히 마음만 힘들어져. 네가 고민하는 것도 결국엔 반드시 마주할 수밖에 없는 장애물과 같은 거야. 그럴 땐 도망치지 말고 오히려 처음부터 강하게 맞서 싸워야 해. 주저하지 말고 네가 원하는 걸 딱 잘라서 먼저 말하는 거야. 이 아이의 주인은 바로 나 윤지현이라고 말이야. 성은 누구를 따를지... 내 허락이 중요한 게 아니라 네가 먼저 동의해야 해. 아이의 부모인 우리 말이 세상에서 제일 우선인 게 도리야. 우리마저도 소신을 못 지키면 누가 지켜주겠어? 지현아, 나는 언제나 네 편이야. 아이가 태어난 뒤에 불합리한 일이 있으면 내가 다 해결할 테니까 넌 절대 걱정하지 마. 내가 한 말은 반드시 지킬게.”
그의 빈틈없는 위로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는 마치 달콤한 유혹처럼 그녀의 마음을 살살 녹이고 있었다.
윤지현은 애써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저렇게 멋진 얼굴로 다정하게 말하니 순간 마음이 설렐 뻔했지만 그녀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
‘조씨 가문 사람들의 달콤한 말발은 정말 환상적이네. 저런 말에 혹할 것 같아 보여도... 남자란 존재는 늘 입으로는 별말 다 해도 결국 믿을 게 못 돼.’
“말은 정말 그럴듯하게 하네요. 태도도 좋아요. 덕분에 마음은 좀 따뜻해졌어요.”
윤지현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근데 말만으로는 아무 소용 없잖아요. 저도 대표님이 바쁜 사람인 거 아는데 나중에 까먹으면 어떻게 해요?”
조도현은 낮게 웃으며 말했다.
“난 기억력 꽤 좋아. 계약서도 한 번 보면 다 외우는 사람이야.”
그 말에 윤지현의 눈이 반짝였다.
“아, 그럼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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