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1화
출근 시간에 사적인 얘기를 꺼내지 않는다는 원칙이고 뭐고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윤지현은 곧장 조도현의 사무실로 찾아가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말했다.
“아까 말한 그 일은...”
“윤 비서, 사적인 얘기라면 근무 시간 끝나고 합시다.”
조도현은 냉정한 표정으로 상사다운 위엄을 풍겼고 불과 30분 전만 해도 뭐든 다 맞춰주겠다며 귀엽게 권리 좀 챙기겠다던 그 남자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윤지현은 순간 숨이 막혀 속으로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고 심호흡을 길게 한 뒤 다시 입을 열었다.
“딱 2분만... 시간을 내주세요.”
그러자 조도현은 두 손을 포개며 유감스럽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윤 비서, 이건 2분, 5분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람은 신의를 지켜야 해요. 구두 약속도 약속이고 일방적으로 파기하면... 정말 실망스럽네요.”
“...”
‘아니, 어이가 없네. 네가 일부러 이 상황으로 몰아갔잖아!’
조도현은 손목시계를 한번 보고는 말했다.
“10분 뒤 회의입니다. 준비하러 가세요.”
조도현은 손짓까지 하면서 더 이상 대화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윤지현은 완전히 넋이 나간 표정으로 사무실을 나왔고 벽에 손을 짚고 생각했다.
‘도대체 난 아까 왜 그런 말을 해서... 왜 괜히 계약서 얘기를 꺼냈던 거지? 차라리 아까 그냥 입 다물고 있었으면 됐는데. 경찰들도 항상 그랬잖아. 사기꾼을 상대할 땐 절대 응대하지 말고 대꾸도 하지 말고 똑똑한 척도 말라고...’
회의실.
윤지현은 자리에서 멍하니 앉아 있었고 그녀의 하얗고 고운 얼굴에는 생기가 하나도 없었다.
조도현은 회의 보고를 듣는 중에도 종종 그녀를 스치듯 바라봤다.
보고가 끝나자 부대표인 천시윤이 안승 그룹과의 협업 건을 막 꺼내려던 그때 누군가 그 말을 끊었다.
“윤 비서, 몸 상태가 좀 안 좋아?”
그러자 회의실에 앉아 있던 임원들과 주주들은 멍해졌다.
‘무슨 일이지?’
모두 동시에 목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봤고 의외로 회장인 조세권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조도현의 옆에 앉은 윤 비서를 바라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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