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9화
박희경은 정해금의 부축을 받아 옆쪽 방으로 이동했다.
다른 사람들도 박희경의 이상한 행동을 눈치채고 어리둥절해 했다.
하지만 윤지현 역시 무슨 일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이해숙이 왼쪽 칸을 바라보자 정해금은 잠시 오지 말라는 눈빛을 보내며 문을 닫았다.
상황을 파악하고 바로 시선을 돌린 이해숙은 미소를 짓더니 든 천으로 덮인 작은 바구니를 나지명에게 건넸다.
“이건 어르신의 아드님이 방금 가져다주신 신선한 송로버섯이에요. 다 먹을 수 없어서 우리에게 조금 나눠주셨어요. 부엌에 놓아두세요, 저녁에 닭고기와 함께 끓여 먹자고요.”
나지명이 바구니를 받아 부엌으로 향하자 이해숙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
“아주머니, 할머니가 위쪽 호화로운 저택에 사시는 분인가요?”
고유진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맞아요, 어떻게 알았어요?”
“그냥 그럴 것 같았어요.”
그리고 추측하기도 쉬웠다.
부유한 스타일의 어르신, 왠지 신분과 딱 맞아떨어졌다.
윤지현도 왠지 모를 호기심에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할머니 혼자 여기 사시나요?”
아들이 송로버섯을 가져다줬다고 했으니 혼자 이곳에서 은거하는 것 같았다.
이해숙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맞아요.”
윤지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호기심에 이끌려 너무 많이 물은 상황,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묻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었기에 윤지현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이해숙도 드디어 속이 편해졌다.
들어올 때 박희경이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말라고 당부했었다. 유하민의 할머니라는 것을 알면 윤지현이 어색해할까 봐 그냥 마을의 어르신이라고만 하라고 했다.
하지만 윤지현과 고유진 모두 눈치가 빠른 사람들이었다.
한편 옆 칸으로 온 박희경은 마음이 어느 정도 진정되었다.
“해금아, 저 아이...”
“닮았어요.”
정해금은 박희경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고 있는 듯했다.
“세상에 얼굴이 비슷한 사람이 왜 없겠어요. 분명 큰사모님처럼 순수하고 착하겠죠.”
그러자 박희경은 오히려 화가 난 듯 다리를 탁 쳤다.
“순수하고 착하면 어떡해! 때로는 잔인할 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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