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0화
토한 윤지현은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나지명은 깜짝 놀랐다.
설거지를 하다가 소리를 듣고 나온 이해숙은 방금까지 잘 먹고 있던 윤지현이 문턱에 기대어 토하고 있는 것을 봤다.
박희경은 사람들을 불러 도우라고 지시했다.
“물, 빨리 물 가져와. 지현이가 양치 좀 하게. 의자에 앉혀서 쉬게 해 줘. 식탁 위의 수박 치워, 몇 번 말했어, 생선 자른 칼로 과일 자르지 말라고. 문 앞도 빨리 치워.”
...
모두들 질서 정연하게 박희경의 지시에 따랐다.
한편 의자에 누워 기진맥진한 상태인 윤지현은 어지러워 죽을 지경이었다. 토할 게 없으니 노란색 물만 나왔다.
윤지현은 이것이 임신 반응이라는 걸 알았다.
인터넷에서 대략 4개월 후에 증상이 사라진다고 했다.
“지현아, 아직도 속이 안 좋아?”
고유진은 윤지현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 것을 보고 다가와 어루만지며 물었다.
‘겨우 몇 입 먹었는데 다 토해내다니.’
손을 저은 윤지현은 이내 박희경과 정해금, 이해숙이 옆에 있다는 게 떠올랐다.
경험이 많은 어른들이 있는 것을 보자 약간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제 위가 안 좋아서요. 요즘 자꾸 위병이 도져요. 다 토해버려서 죄송해요.”
믿든 말든 상관없었지만 설명은 해야 했다.
하지만 윤지현보다 오래 살아온 세 사람은 당연히 믿지 않았다.
그들도 다 겪어본 사람들이었다. 정말 위병이라 해도 이런 상황을 보면 임신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윤지현의 말을 들어보니 왠지 이 사실을 숨기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박희경은 손자가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몰랐지만 굳이 윤지현의 말에 꼬투리를 잡지 않았다.
여자라면 이런 상황에서 아이를 가졌다는 걸 원치 않는 게 당연했다.
“위층에 가서 좀 쉬어. 토한 건 치우면 돼. 중요한 건 네 건강이야.”
박희경의 말에 이해숙도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위가 안 좋으면 집에서 쉬면서 치료해요.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해요. 냄새 같은 건 내가 조심할게요.”
정해금이 말했다.
“내가 팥죽 좀 끓여 올게요. 위에 좋을 거예요.”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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