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1화

하지만 오래 머물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회장님과 회장 사모님이 며칠 안으로 올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기 전에 서둘러 떠나야 했다. 이 일은 이미 조도현과도 상의를 한 상태였고 윤지현의 뜻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강현숙과 최향란 모두 윤지현 비서라는 사람이 아직 노씨 가문에 있다는 것이 생각 난 듯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최향란은 오후 차 마시는 모임에서 돌아오자마자 시어머니에게 불려갔다. 두 사람은 상의한 끝에 저녁 식사 때 윤지현을 아래층으로 초대하기로 결정했다. “그날 가정부 말로는 아영이가 윤 비서를 찾으러 나갔다고 했어. 방금 아영이의 시중드는 가정부에게 물어보니 집사가 실종되기 전날 밤에 윤 비서에게 휴대폰을 전달했다고 하던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잖아. 아영이는 차화영의 스파이였다며, 그런데 왜 노씨 가문이나 조씨 가문이 아니라 도현이 비서를 괴롭히려 했을까?” “맞아요, 어머니. 나도 방금 그 생각을 했어요. 근데 도현이가 우리한테 말할 때는 이 부분에 대해서 한마디도 안 했잖아요.” “일 때문에 온 거라고 했는데 왜 일 보러 나가는데 비서를 안 데리고 가는 거야? 이상하잖아” “그러니 절대 비서일 리 없어요. 아마 정체를 위장하기 위해 비서라고 한 거예요.” “정아네 식구들이 내일 오니까 걔네들이 알 거야.” “지금 바로 전화해서 물어보는 게 어때요? 우리도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잖아요.” 그들은 윤지현의 정체가 특별해서 차화영이 따라다니며 괴롭힌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여자가 노리는 상대와 조도현이 지키려는 상대가 정체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대단하다고 여겼다. 조도현과 남녀 관계로 엮여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물론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완전히 맞다고 또 완전히 틀린다고 할 수도 없었다. 윤지현이 정말로 차화영의 눈에 띄었다는 점은 맞았지만 그사이에 남녀 사이의 감정이 섞여 있다는 것, 그리고 박아영이 조급하게 제멋대로 행동한 이유가 조도현에 대한 감정을 숨기지 못해서라는 점,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