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화
“임준호 씨.”
임준호가 방 안으로 들어가려던 순간 나는 다급히 그를 불렀다.
그러자 임준호는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의아한 눈길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서둘러 해명했다.
“저... 거짓말한 거 아니에요.”
그 순간 임준호는 눈빛이 싸늘하게 식었고 계단 위에서 나를 내려다보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
“강연아 씨가 어떻게 우리가 강지연 씨의 일을 신경 쓴다는 걸 알았는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걸 빌미로 박 대표님을 이용한 거라면 착각하지 마세요. 박 대표님이 강연아 씨를 구한 건 강연아 씨가 강지연이라는 이름을 꺼냈기 때문이지 절대 연아 씨가 특별해서가 아니에요. 강연아 씨는 한 가지를 잘못 짚은 거죠. 저도 그렇고 박 대표님도 절대 착한 사람들이 아니에요. 착한 건 그저 강지연 씨였고 박 대표님도 연아 씨를 살려준 건 대표님께서 강지연 씨의 선량함을 기억하기 때문일 뿐이에요. 그런데도 계속 이런 소동을 벌이면... 박 대표님뿐 아니라 저도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임준호의 시선이 칼날처럼 꽂히자 나는 온몸이 얼어붙는 듯 서늘해졌고 나는 문득 내가 뭔가 크게 잘못 짚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혼이었을 때 보았던 박진섭과 임준호는 언제나 내 일에 대해서만 따뜻하고 다정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임준호는 송시후를 대할 때에도 눈에 살기를 감추지 않았고 그 눈빛은 결코 연기 같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그런 살기 어린 눈빛이 그대로 나한테 향하고 있었다.
나는 목이 바싹 말라 반박조차 할 수 없었고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임준호는 안으로 들어가 버린 뒤였다.
잠시 망설이다가 나도 따라 들어갔고 임준호는 이미 하인에게 지시하고 있었다.
“뒤에 들어온 강연아 씨를 위해 방 하나 치워서 마련해.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말고.”
“강연아 씨라고요?”
유은수가 멍하니 되물었고 임준호도 순간 멈칫했으나 곧 설명했다.
“그 강 씨가 아니야.”
그제야 유은수가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임준호가 자리를 뜨자 유은수가 다가와 나를 안으로 이끌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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