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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나는 한참 동안 말없이 있었다. 박진섭의 시선 때문에 나는 강렬한 압박감이 느껴졌고 앞자리에 앉아 운전하던 임준호 역시 백미러를 통해 틈틈이 내 상태를 살피고 있었다. 마침내 나는 결심했다. 만약 박진섭과 임준호조차 나를 믿어주지 않는다면 이 세상 그 누구도 내가 의지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내가 죽은 뒤 그들이 내게 해 준 일은 아무런 이득도 없는 일이었지만 그런데도 그들은 나를 위해 뛰어다녔다. 그래서 나는 한 번 더 믿어보기로 했다. 나는 마음을 다잡고 고개를 돌려 박진섭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나야. 내가 강지연이야.” “...” 그 순간 박진섭의 표정이 굳어졌다. “끼익!” 나의 한마디에 임준호는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그러자 차는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멈춰 섰고 임준호는 곧장 뒤를 돌아서 노골적으로 날 노려보았다. 옆눈으로 보니 그의 안경 너머로 눈빛이 거칠게 흔들리고 있었다. 동시에 박진섭의 시선은 점점 차갑게 가라앉았고 나는 다급히 다시 말을 이었다. “정말이야. 나 강지연 맞아. 박진섭, 난 다 알고 있어. 내가 죽은 후에 너와 임준호 씨가 날 위해 이곳저곳 뛰어다녔지. 그래서 당신들을 믿고 싶었어. 둘이서 나를 잊었다는 얘기를 주고받은 적도 있잖아. 그거... 기억하지?” 그러자 박진섭의 관자놀이가 불끈 두 번 뛰었고 그의 시선은 여전히 칼날처럼 매서웠다. 나는 멈추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나도 왜 이렇게 강연아라는 사람으로 변했는지 몰라. 그전에는 내 영혼이 점점 투명해지면서 사라질 거라 생각했어. 그런데 눈을 떴을 땐 이미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던 거야. 믿기 힘들다는 거 알아. 하지만 사실이 그래. 난 죽은 뒤에도 한동안 영혼으로 당신들 곁에 머물렀어. 그리고 기억하지? 내가 꿈속에서 알려준 전화번호... 그걸 넌 정말로 기억했잖아.” 나는 긴장된 눈빛으로 그의 반응을 살폈다. 그 순간, 박진섭의 눈빛이 미묘하게 흔들렸고 마치 무언가 기억 속으로 끌려 들어가는 듯했다. 나는 서둘러 덧붙였다. “그 번호는 내가 강유나의 핸드폰에서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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