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화
전화를 끊은 뒤 형사는 단호하게 꾸짖었다.
“성매매 강요는 불법입니다. 그 사실도 모르고 이런 짓을 한 겁니까?”
“아니에요. 아니에요. 형사님, 그런 게 아니에요!”
주련화가 다급히 부인했지만 한동안 말이 막혀 횡설수설하더니 옆의 남자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남자가 입을 열었다.
“형사님, 사실은 저희 부부가 딸에게 맞선을 주선해 준 겁니다.”
“맞선?”
“네. 그렇습니다!”
남자가 단호하게 대답하자 주련화도 서둘러 거들었다.
“그래요. 그냥 맞선이었어요!”
그 말에 형사는 냉소를 흘렸다.
“스무 살 갓 넘은 딸에게 쉰이 넘은 남자를 맞선 상대로 앉힌다고요?”
주련화는 순간 말문이 막혔고 형사가 다시 말했다.
“당신들은 강제 성매매 알선 혐의가 있습니다. 일단 여기 남아서 조사를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경찰의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
“강연아 씨는 잠시 귀가해도 좋습니다. 지금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는데 경찰 쪽에서 병원에 데려다줄까요?”
나는 무의식적으로 박진섭을 바라보았고 박진섭이 대신 말했다.
“제가 책임질게요.”
그러자 나는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망설이던 경찰은 우리를 풀어주었고 뒤쪽의 세 식구는 여전히 소란을 피우다 경찰에게 제지당했다. 고개를 돌려보니 부부는 나를 향해 당장이라도 죽일 듯한 눈빛을 쏘아 보내고 있었고 그 옆에 있던 이른바 오빠라는 남자는 말 없이 앉아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부모의 어깨 너머로 날 꿰뚫듯 바라보았고 그 눈빛 속의 나는 인간이 아닌 상품으로 비치고 있음을 느꼈다.
숨이 막히는 듯한 압박감에 나는 서둘러 고개를 돌려 박진섭을 따라 밖으로 걸어 나왔다.
밖으로 나오자 서늘한 바람이 얼굴을 스쳤고 차에서 내린 임준호가 다가왔다.
“박 대표님, 모든 처리는 끝났습니다.”
“그래.”
박진섭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에 오르려고 했고 그 순간 임준호가 나를 보더니 물었다.
“박 대표님, 이분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박진섭이 다시 나를 돌아보았다.
나는 이미 자신이 어떤 모습인지 알고 있었다. 지금 내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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