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2화
박진섭은 말없이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점점 당당해졌다.
“지난번 외삼촌을 만났을 때 박진섭 씨가 나를 도와준 건 예전에 강지연 씨를 제때 구해주지 못한 아쉬움을 채우기 위해서라 했잖아. 그렇다면 박진섭 씨도 우리가 닮았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강지연 씨 마음을 읽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
나는 또 그에게 물었다.
“강지연 씨의 장례식은 언제야?”
“내일.”
“그럼, 내일 휴가 쓸게.”
“... 음.”
박진섭은 대답한 후 다시 소파에 파묻힌 채 움츠러들었다. 눈썹과 눈빛에 걸쳐 우울한 기운이 서려 있었고 순간적으로 모든 생기가 다 꺼져버린 듯 고요해졌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저도 무심코 말이 튀어나왔다.
“박진섭 씨, 너무 슬퍼하지 마.”
박진섭이 대답이 없자 나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지금 같은 모습으로 무슨 일을 해결할 수 있겠어? 아무리 괴로워도 죽은 사람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데, 살아 있는 사람은 잘 살아가야 하지 않겠어? 이렇게 의욕을 잃고 있으면 강지연 씨의 일이 완전히 해결된 후에는 혹시 목숨을 끊으려는 건 아니지?”
“그게 강지연 씨랑 무슨 상관이야?”
“박진섭 씨는 나에게 생명의 은인인데, 당연히 나랑 상관있는 거 아니야?”
“...”
박진섭은 내 말에 반론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짜증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곧장 위층으로 향했다.
내가 따라가려는 순간 계단 입구에서 유은수가 갑자기 나타나 나를 잡았다.
“이제는 그만 다가가지 말아요. 박 대표님은 화내실 때 너무 무서워요. 아가씨가 더 말씀하시다가 진짜로 화나시면, 결국 이곳을 떠나야 할 거예요.”
유은수의 말을 듣고 나는 무심코 되물었다.
“박진섭 씨가 예전에 크게 화낸 적이 있나요?”
“그럼요. 다만 딱 한 번 뿐이었지요. 그 후로 거의 화를 낸 적이 없어요. 박 대표님은 평소에는 아주 침착하신 분이에요. 오직 지연 씨가 언급되면 크게 화를 내셨어요.”
“그럼, 지난번에 화내신 것도 강지연 씨와 관련된 일이었나요?”
“그런 것 같아요. 구체적인 내용은 저도 잘 모르겠네요. 그때 저는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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