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3화
나는 홀로 이곳에 서서 묘비에 붙은 내 사진을 바라보았다. 사진 속의 나는 그렇게 생생한데 그 아래 땅속에 누운 시신은 너무나도 으스러져 있었다. 그것은 내가 스무 해 넘도록 모아온 모든 것이었다.
이제 강지연은 없을 것이다. 오직 강연아만이 있을 뿐이다.
강연아는 복수를 하고 두 사람의 목숨을 이어 살아갈 것이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마지막으로 내 사진을 바라본 뒤 묘지 밖을 향해 걸어 나갔다. 출구에 가까워졌을 때 희미하게 보이는 군중 속에서 박진섭이 가장 앞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의 맞은편에는 송시후가 있었다.
갑자기 박진섭이 주먹을 휘둘렀다. 송시 후는 비틀거리며 두 걸음 물러섰고 박진섭은 밀어붙이며 계속 공격했다. 결국 임준호가 그를 막아섰다.
나는 걸음을 멈췄다.
비록 멀리 떨어져 있어 박진섭의 표정을 선명히 볼 수 없었지만, 그의 표정이 절대 좋지 않을 거라는 건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가 휘두르는 모든 동작이 유별나게 사나웠고 마치 분노에 찬 늑대처럼 보였으며 송시후는 박진섭의 앞에서 기세가 꺾여 있었다.
나는 다가가고 싶었지만 지금 대외적으로 알려진 내 신분을 생각하니 경솔하게 여기에 모습을 드러내면 의심을 살 것 같았다.
박진섭의 상태를 지켜보니 임준호가 더는 그를 제어하기 어려워 보였고 송시후는 여전히 자리를 떠날 생각이 없었기에 나는 옆에 있는 나무 뒤로 몸을 숨긴 뒤 핸드폰을 꺼내 박진섭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벨이 오랫동안 울렸지만 응답이 없었다. 그러자 나는 곧바로 임준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 전화가 곧바로 연결되었고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임준호 씨, 핸드폰을 박진섭 씨에게 넘겨주세요.”
“강연아 씨네요.”
임준호가 망설이는 듯해 보이자 나는 말을 이었다.
“박진섭 씨는 지금 통제 불가잖아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사람을 해쳐서 경찰서에 가는 꼴을 보고 싶지 않다면 당장 전화를 넘겨줘요.”
“...알았어요.”
임준호 쪽에서 작은 대화 소리가 들려왔지만 나에게는 선명하게 들리지 않았다.
곧이어 핸드폰 너머로 박진섭의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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