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6화
나는 다가가 박진섭의 이마를 더듬었다.
‘정말 뜨거워, 열이 나고 있어!’
내가 손을 빼려는 순간 뜨거운 큰 손이 내 손목을 잡았다. 시선을 따라 올려다보니 박진섭이 언제 깨어났는지 어둡고 희미한 눈빛으로 나를 응시하고 있었으며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
“뭐 하는 거야?”
“너 열나고 있는 거 알아?”
나는 박진섭의 손에서 손을 빼내고 살짝 문드러진 손목을 주무르며 말했다.
“일단 가만히 있어봐. 이모님께 집에 해열제 있는지 물어볼게. 없으면 기사 아저씨한테 병원에 데려다 달라고 할 거야.”
“병원 안 가도 돼.”
“박진섭 씨 말은 듣지 않을 거야.”
말을 마친 나는 나가서 구급상자를 찾아 해열제를 꺼냈고 따뜻한 물도 한 잔 따라 함께 들고 올라가 박진섭에게 건네며 말했다.
“일단 약부터 먹어.”
“됐어.”
박진섭이 내 손을 막으며 말했다.
“나가.”
“약 먹으면 나갈게.”
“...”
박진섭은 침묵하며 눈을 감았다. 자신의 건강을 전혀 신경 쓰지 않겠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나는 그에게 말했다.
“약을 먹지 않으면, 내가 가서 강지연 씨의 시체를 파내와서 네가 약 먹는 걸 지켜보게 할까?”
박진섭은 갑자기 눈을 뜨더니 싸늘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말했다.
“그런 눈빛으로 보지 마. 네가 내 몸에 구멍을 뚫어버릴 듯이 쳐다봐도 오늘은 반드시 약을 먹어야 해. 이렇게 다 큰 사람이 스스로 돌보는 법도 모르다니. 네가 강지연 씨 일로 마음 아파하는 건 알겠지만, 계속 이렇게 있는다면 강지연 씨가 무덤에서 뛰쳐나와 네 머리를 두드리며 혼낼 거야.”
박진섭의 눈빛이 일그러지더니 갑자기 입을 열었다.
“너...”
“내가 뭘?”
박진섭은 또다시 침묵하더니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나는 약과 컵을 건넸다. 박진섭은 약을 삼킨 후 나에게 말했다.
“이제 나갈 수 있어?”
“알았어.”
박진섭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비틀비틀 일어서는 모습은 완전히 혼미한 상태였다. 제대로 균형을 잡지 못할 거 같아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를 부축하려고 다가갔다. 그러나 박진섭은 힘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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