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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화

다음 날 나는 강주언과 함께 경매 성질의 미술 전시회에 갔다. 그곳은 새로 지어진 갤러리였고 초대받은 사람들에겐 모두 아패드가 지급되었다. 그 안에는 전시 중인 모든 작품의 자료가 담겨 있었고 온라인 경매 입찰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었다. 결국 전시된 그림은 최고가를 써낸 사람에게 넘어가는 방식이었다. 이런 시스템 덕분에 전시회 분위기를 깨뜨리지 않으면서 경매 목적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었다. 이곳에 온 사람들은 대체로 조용했고 서너 명씩 모여 그림 앞에서 작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는 정도였다. 나와 강주언도 입장해 아패드를 받았지만 나는 굳이 열어볼 생각이 없었다. 강주언 역시 이런 데에는 큰 관심이 없는 듯했다. 나는 호기심에 물었다. “외삼촌, 사실 그림엔 별 흥미 없으신데 왜 굳이 참석하신 거예요?” “전시회든 와인 파티든 본질은 그림이나 술에 있는 게 아니야. 이런 자리는 인맥을 넓히는 사교장이야. 사업가라면 얼굴을 자주 비춰야 사업을 잘 이어갈 수 있어. 지금은 인연이 없는 사람이라도 나중에 협력할 기회가 생길지 모르잖아.” 나는 계속 질문을 이어갔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다들 일행끼리만 같이 다니고 다른 사람과는 거의 대화도 안 나누는 것 같은데요.” “아직 시작이니까 그런데 조금 있으면 달라질 거야. 넌 말을 많이 하지 말고 그냥 보기만 해.” 나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곧 한 작품에 시선이 머물렀다. 어두운 색조와 절망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그림 한 폭이 구석에 조용히 걸려 있었는데 그 앞에 머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뭘 그렇게 보고 있어?” 강주언의 질문에 나는 그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구석에 있는 그림이요. 뭔가 낯익은 느낌이 들어요.” “그래?” 강주언은 내가 가리키는 곳으로 고개를 돌려 그림을 확인하고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별로 좋은 의미 같지 않은데.” “제가 보기엔 괜찮은데요. 꽃잎은 다 떨어졌지만 뿌리 쪽에서 새싹이 흙을 밀치고 올라오고 있잖아요. 지난 생명은 이미 죽었지만 새로운 생명은 아직 태어나지 않았을 뿐이죠. 언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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