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5화
순간 나는 심장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설마 들킨 걸까?’
나는 본능적으로 박진섭의 깊고 어두운 눈을 마주했으며 다음 순간 곧 내 모든 비밀이 박진섭의 시선 속으로 빨려 들어가 내 모든 정체가 드러나 버릴 것만 같았다.
“박 대표님!”
그때 또렷한 발걸음 소리와 함께 임준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찰나의 순간 박진섭은 눈빛으로 나를 꿰뚫으려던 집요함을 다시 거두고 고개를 돌려 담담하게 물었다.
“무슨 일이야?”
나는 그제야 조용히 숨을 내쉴 수 있었다.
“그 두 사람은 이미 처리했고요. 그리고... 강주언 씨가 강연아 씨가 어디 있냐고 묻네요. 상의할 일이 있다고.”
임준호의 보고에 두 시선이 동시에 내게 향했으며 나는 강주언이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금세 짐작했다. 어쩐지 이곳에 더 있다가는 박진섭에게 정체를 들킬 것 같아 나는 재빨리 말했다.
“외삼촌은 어디 계세요?”
박진섭은 의미를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날 훑더니 임준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임 비서가 데려다줘. 난 운전기사가 있으니까.”
“네.”
임준호가 칼같이 대답했고 나는 얼른 임준호의 뒤를 따라나섰다.
등 뒤에서 묵직한 시선이 따라붙는 게 느껴졌지만 나는 차마 고개를 돌리지 못했다. 돌아보지 않아도 박진섭이 나를 끝까지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병원을 나와 차에 올라탄 순간 나는 그제야 긴장이 풀린 듯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
“안전벨트 하시죠.”
임준호가 짧게 일렀다.
“아, 네!”
나는 허겁지겁 정신을 차리고 벨트를 맸고 차는 이미 깊은 밤거리를 달리고 있었다. 나는 머리가 여전히 욱신거려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문지르다 문득 생각나서 물었다.
“오늘 전시장에서 외삼촌이 충동적으로 손찌검하진 않으셨죠?”
“아니요.”
“그럼 저를 부른 건 오늘 일 때문에 그러는 건가요?”
“몰라요.”
임준호의 태도는 짧고 단호했으며 다시 나한테 경계심을 가진 게 분명했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더 질문하기를 포기하고 고개를 돌려 창밖만 바라봤다.
강주언의 집에 도착하자 임준호는 말없이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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