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산후조리원이라고요?”
박진섭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끊었다.
이주희는 박진섭을 흘끗 보고 미소를 유지했다.
“박 대표님께서는 무슨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박진섭은 이주희의 얼굴에 떠오른 미소를 쏘아보았다.
“사모님의 머리카락이 몇 가닥 필요합니다.”
이주희의 얼굴이 굳어졌다.
“지금 저와 농담하시는 건가요?”
나는 옆에 서서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을 느꼈다.
‘박진섭이 내 죽음에 대해 밝히려는 건가?’
나는 엄마의 눈가에 남아있는 웃음과 옆에 서 있는 김경애의 불안한 기색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모두 박진섭을 바라보았고 나 또한 그에게 시선을 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눈은 언제나처럼 칠흑같이 어두워서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그 속내를 쉬이 짐작하기 어려웠다.
잠시 후, 박진섭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사모님, 순순히 협조하는 편이 좋을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연이가 과연 살아 있는지...”
박진섭이 말을 끝맺기도 전에 이주희가 다급하게 그의 말을 잘랐다.
“박 대표님, 잠시 저와 이야기 좀 하시죠.”
박진섭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따라갔다. 거실을 나서자 이주희는 불안한 듯 거실 쪽을 흘끗 쳐다보더니 안심한 듯 가슴을 쓸어내리며 박진섭을 마주 봤다.
“대체 왜 이러시는 거예요? 어르신께 괜한 불안감을 조성해서 얻을 게 뭐가 있다고 그러세요? 게다가 송 회장님과의 오랜 친분도 생각하셔야죠! 혹시라도 어르신께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박 대표님께도 좋을 게 없잖아요!”
“그들의 생사가 나와 무슨 상관이죠? 순순히 머리카락을 넘기시든가, 아니면 내가 직접 가져가든가.”
박진섭의 어조에는 아무런 감정의 동요도 없었다. 그의 두 눈은 이주희를 쏘아보았고 이주희는 갑작스러운 압박감에 불안한 기색을 내비치며 잠시 망설이는 듯하더니, 이내 결심한 듯 자신의 머리카락 몇 가닥을 뽑아 박진섭에게 건네주었다.
“박 대표님, 이걸 가지고 뭘 하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원하는 건 드렸으니 이제 그만 가세요!”
박진섭은 뒤돌아보지도 않고 곧장 발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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