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박진섭!”
나는 그의 곁에서 안절부절못하며 그가 직접 운전하려는 것을 보고 막으려고 했다.
“박진섭, 사람을 시켜서 데리러 오라고 해!”
“병원에 가!”
“박진섭! 몸을 좀 생각해!”
“제발... 나에게 이렇게 잘해주지 마.”
“나는 이미 죽었지만 넌 잘 살아가야지.”
박진섭은 차 문을 열었지만 바로 차에 타지 않고 한 곳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내가 그의 앞에서 아무리 흔들어도 그는 보지 못했다. 나는 마침내 완전히 포기하고 먼저 조수석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박진섭은 문을 닫고 뒷좌석 문을 열어 휴대폰으로 운전 기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경찰서에 있어. 당장 이쪽으로 와.”
전화를 끊은 후, 박진섭은 뒷좌석에 기대앉아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그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그에게 다가가 보니 낯빛이 핏기없이 창백했다. 나는 무심코 손을 뻗어 그의 이마를 짚어보려 했지만 싸늘한 공기만이 손끝에 느껴질 뿐이었다.
“지연아...”
눈을 감은 박진섭이 갑자기 웅얼거렸다. 각진 얼굴에는 땀이 맺혀 있었다.
“나는...”
뒷말은 잘 들리지 않았다. 나는 그의 입에 귀를 가까이 댔지만 그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내가 물러서려는 순간, 그는 손을 위로 휘저어 내 몸을 통과하며 중얼거렸다.
“나는 괜찮아.”
“지연아, 나 정말 괜찮아.”
마치 내 걱정에 답하는 듯했다. 내 심장이 이유 없이 빠르게 뛰었다. 나는 갑자기 뒷걸음질 쳐 차 문에 기대어 눈을 감고 불안해하는 박진섭을 바라보다가 귀신에 홀린 듯 천천히 다가가 그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박진섭, 나 여기 있어.”
박진섭은 서서히 안정을 되찾았다. 차 안에는 희미한 숨소리만이 감돌았고 나는 손을 거두지 않은 채 박진섭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수많은 기억들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고 마침내 짙은 죄책감과 감동으로 바뀌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갑자기 차 문이 열리고 임준호가 운전석에 타더니 고개를 돌려 뒷좌석을 바라보았다.
박진섭은 천천히 눈을 뜨고 미간을 문지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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