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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화

저녁 무렵, 밖에서 차 소리가 들려오자 유은수가 문을 열었다. 잠시 뒤, 박진섭은 손희진에게 부축을 받으면서 들어왔다. 박진섭은 술에 취해 걸음이 휘청거렸고 눈매는 더욱 깊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는 곧장 거실로 가서 앉았다. 유은수가 서둘러 물을 가져왔다. 나도 거실로 따라 들어갔는데 손희진이 정성껏 박진섭을 챙기고 있었다. 나는 곁에 서 있었지만 굳이 끼어들지 않았다. 손희진이 박진섭을 자리에 앉히고 나서야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봤다. 잠시 공기가 묘하게 어색해졌다. 우리 둘 다 얼마 전 있었던 일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으니까. 서로에게 호의적인 마음은 없었다. 그때 유은수가 물잔을 들고 다가오더니 손희진에게 말했다. “잠깐 쉬고 가세요.” “괜찮습니다. 박 대표님이 술에 취하셔서요. 물 좀 드리고 방에 모시고 가면 되겠네요. 저는 차를 가져왔으니 이만 가보겠습니다.” 손희진은 그렇게 말하고는 곧장 자리에서 일어섰다. 떠나기 전 나를 한 번 돌아봤는데 그 눈빛에는 너무 많은 감정이 얽혀 있었다. 나는 굳이 신경 쓰지 않고 소파에 앉아 머리를 짚고 있던 박진섭에게 시선을 돌렸다. 나는 유은수가 손에 들었던 물잔을 받아 박진섭에게 먹여주려고 했다. “진섭 씨, 좀 괜찮아?” 박진섭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봤다. 그의 눈동자는 깊게 가라앉았다. 마치 나를 보면서 다른 누군가를 떠올리는 듯한, 아득하고 그리운 빛이 스쳤다. 하지만 곧 정신을 차린 듯 그는 눈을 내리깔고는 내가 건넨 물잔을 밀어냈다. 이어서 거칠게 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필요 없어. 나 신경 쓰지 마. 잠시 혼자 있고 싶어.” 나는 잠시 멈칫하다가 물잔을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유은수에게 조용히 말했다. “별일 없는 것 같으니 이모님은 먼저 쉬세요. 여기서 잠깐 혼자 있게 두면 될 것 같아요.” 유은수가 자리를 비운 뒤, 나는 옆에 앉아 그의 기척을 살폈다. 박진섭은 소파에 기댄 채 있었는데 이마를 짚은 그대로 눈을 감았다. 벌써 잠에 빠진 듯했다. 고개가 뒤로 젖혀져 긴 목선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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