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2화
나는 임준호의 표정을 살폈다. 잠시 망설이던 그는 곧 말을 이었다.
“강연아 씨는 처음부터 강지연 씨를 이용해서 스스로 빠져나올 방법을 알고 있었죠. 그런데 어떻게 강지연 씨 이름만 꺼내면 대표님이 반드시 멈출 거라는 걸 확신했습니까?”
그는 잠시 숨을 고른 뒤 단호하게 덧붙였다.
“아니면... 본인이 바로 강지연 씨일 수도 있겠네요.”
임준호는 흠칫하더니 말을 이었다.
“그때는 가스 중독 때문에 정신이 온전치 않아 헛소리를 했다고 치더라도 그 뒤의 태도는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대표님도 말했잖아요. 강연아 씨가 강씨 가문으로 돌아가기 전의 강지연 씨와 너무 닮았다고. 강연아 씨가 자라온 환경에서 볼 때 절대 지금의 성격이 나올 수 없죠. 게다가 대표님이 강지연 씨를 알았던 시간이 훨씬 깁니다. 대표님의 판단이 틀릴 리가 없죠.”
의심이 가득한 그의 시선이 내게로 꽂혔다.
나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움켜쥐다가 다시 힘을 풀었다.
앞서 있었던 일들은 그 스스로 ‘발작’이라고 덮어줬다지만, 성격이라는 건 원래 추상적인 것이니 어떻게든 끼워 맞추면 설명이 가능했다.
임준호는 추궁을 멈추지 않았다.
“게다가 강연아 씨는 강지연 씨와 관련된 일에 이상하리만큼 집착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뭡니까? 그 집착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습니까?”
나는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 질문, 벌써 몇 번이나 대답했는지 아세요?”
“하지만 그때마다 강연아 씨가 내놓은 답변은 모호했죠. 저는 믿음이 가지 않습니다. 대표님도 그 말을 믿지 않고요. 강연아 씨 스스로도 진심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럼 임준호 씨는 제 입에서 무슨 말을 듣고 싶은 겁니까?”
나는 그의 시선을 정면으로 받아내며 말을 이었다.
“제가 다른 세력과 손을 잡고 진섭 씨를 해치려 한다는 고백을 원해요? 아니면 강지연 씨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인정하길 바라세요? 그것도 아니라면... 제가 강지연 씨의 이름을 빌려 진섭 씨의 신뢰를 얻고 그 곁에 남아 연인이나 대체품으로 머물면서 지난 과거에서 벗어나려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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