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5화
그 기억들은 어쩌면 원래부터 좋지 않았기 때문에 잊혔는지도 모른다. 아무리 떠올리려 해도 머릿속은 공허하기만 했다.
그러나 곧장 문이 열리며 생각이 끊겼다.
임준호가 밖에서 들어왔는데 그의 얼굴빛은 그리 좋지 않았다. 먼저 강주언을 흘깃 보더니 다시 내 쪽을 바라봤다.
나는 의아한 눈길로 강주언을 쳐다봤다.
“이건...”
“내가 약속한 건 지켰어. 박진섭 회사에서 지분 조금 떼어왔으니까 앞으로 수익은 빠지지 않고 받을 거야. 보험이라 생각해.”
나는 시선을 임준호에게 옮겼다. 그는 답답한 듯 숨을 고르더니 자리에 앉아 지분 증명서를 내밀었다.
나는 임준호에게 물었다.
“이 일, 진섭 씨가 동의한 건가요?”
임준호가 대답했다.
“강 대표님이 먼저 주주들을 구슬려서 지분을 조금 얻어왔어요. 대표님도 이 일을 알고 약간 보태주셨고요. 다만 지분이 너무 적어서 경영에는 관여할 수 없어요. 수익만 챙기면 됩니다.”
임준호는 분명 화가 많이 난 듯했다.
정작 강주언은 기분 좋다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
“내가 박 대표한테 기회를 만들어준 거지. 박 대표처럼 이상한 사람은 나도 처음이야. 떳떳할 때는 무슨 얘기든지 입 밖에 꺼내면서도 마음속에 무슨 꿍꿍이가 생기면 꼭 벙어리가 되더라니까. 내가 나서지 않았으면 어쩌려고 그래? 하나는 이미 세상 떠났고 다른 하나마저 떠났을 거라고. 쯧.”
“...”
나는 내 얘기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아차렸다.
무엇이라도 변명하려는 순간, 옆에서 임준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신경 쓰지 마세요. 아무 말이나 하시는 겁니다.”
강주언은 코웃음을 치더니 남은 볼일이 있다며 자리를 떴다. 이후 나는 임준호와 함께 밖으로 나왔다.
“요즘 진섭 씨 많이 바빠요?”
“네.”
“송시후 쪽은 거의 정리됐어요. 그리고 강유나는...”
“대표님도 이미 다 알고 계십니다. 그리고 오늘은 이것도 맡아달라고 하셨습니다.”
임준호는 열쇠 하나를 내밀었다.
“도심에 있는 집이에요. 인테리어도 끝났고 원하면 바로 들어가 살 수 있습니다. 조만간 명의도 넘겨드릴 겁니다. 이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