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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화

김경애가 갑자기 고개를 들어 나를 노려보았다. 눈빛이 매섭게 변하더니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며 목소리를 한층 더 날카롭게 높였다. “박진섭을 알아?” “...” “지난번 파티에서 일이 좀 있었다고 들었어. 만성 그룹 사람이 너를 건드렸지만 지금 다 병원에 누워있다지? 너를 도와준 사람이 박진섭이었다면서?” 그 사건은 되도록 신속하게 덮으려 했지만 당시 현장에 사람이 많았으니 뒷말이 나오는 건 당연했다. 김경애가 그 사실을 안 것도 이상할 건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나와 박진섭을 엮어낼 줄은 몰랐다. 아마도 결국 내 얼굴 때문일 것이다. 나는 물었다. “회장님, 제 얼굴이 대체 뭐가 문제입니까? 들어오자마자 제 얼굴 이야기를 꺼내시더니 이제는 이 얼굴 때문에 제가 박진섭 씨와 한패라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우리가 왜 굳이 송 대표님을 겨냥해 손을 잡아야 하죠? 혹시 송 대표님이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 일을 저질렀기 때문은 아닐까요?” “설마 너 알고 있었어?” 김경애의 표정이 확 바뀌었다. 가슴을 움켜쥐며 비틀거리듯 자리에 앉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럴 줄 알았어. 역시. 요즘 송씨 가문이 겪은 일련의 문제들은 전부 박진섭의 짓이었구나. 그 사람은 원래 지연이를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서슴지 않을 인간이지. 겉으로만 움직였을 리 없어. 너를 끌어들인 것도 결국 강주언과 손잡고 자금을 틀어쥐려는 수작이었구나.” 그 말을 들으며 나는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확실히 김경애는 머리가 비상했다. 관련 없어 보이는 점들을 순식간에 이어 붙여 거의 정답에 가까운 추측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 추측은 나로서는 결코 반길 만한 게 아니었다. 나는 김경애의 맞은편에 앉아 휴대폰을 꺼내 강주언에게 문자를 보냈다. [만약 지금 송시후가 약속을 번복하면 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어요?] 잠시 뒤 답장이 도착했고 그제야 나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복잡한 마음을 안고 나는 김경애를 바라보았다. “회장님께서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제가 더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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