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1화
김경애는 입술을 떨면서 말 한마디 내뱉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나는 곧장 송시후를 바라봤다.
“시후 씨, 할머니께 그렇게 말씀드리는 건 아니죠. 회장님은 그저 저와 커피 한 잔 하려고 부르신 것뿐인데 왜 그렇게 무겁게 받아들이세요? 회장님 얼굴이 안 좋아 보이세요. 시후 씨가 모시고 병원부터 가보는 건 어때요? 저는 혼자 돌아가면 되거든요.”
내 말이 끝나자 송시후는 금세 미안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미안해요. 집안 문제로 연아 씨까지 휘말리게 해서. 하지만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면 아저씨에게 도움을 청하는 문자를 보내지도 않았겠죠. 제가 마침 옆에 있지 않았다면 연아 씨를 지켜드리지 못했을 겁니다.”
나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지만 시선 끝에 비친 김경애의 창백한 얼굴을 보자 괜스레 마음이 불안해졌다. 혹시 정말로 무슨 일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스쳤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저는 괜찮아요. 시후 씨가 이 일들을 정리하고 나서 저를 찾아오면 되잖아요. 그래도 회장님은 시후 씨의 할머니 아닌가요. 어떤 사정이 있든 조금 전처럼 하시면 안 됩니다. 제가 여기 있으면 회장님 기분만 더 상하실 테니 먼저 가볼게요.”
송시후가 무슨 말을 꺼내기도 전에 나는 그의 손을 떼어내고 발걸음을 옮겼다.
복도에 나서자 송시후가 급히 따라 나왔다. 안쪽에서는 김경애의 격앙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후야, 당장 들어오지 못해?”
그러나 송시후는 못 들은 척 문을 닫고는 내 앞을 가로막았다.
“연아 씨, 화난 거예요?”
“아니에요. 시후 씨 집안 사정은 대충 알고 있어요. 게다가 회장님은 연세가 있으시잖아요. 제가 굳이 화낼 이유는 없죠. 다만 이렇게 나온 김에 묻고 싶은 게 하나 있어요.”
내가 화난 게 아니라는 걸 확인한 송시후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뭔데요?”
“아까 회장님이 제 외삼촌과 저는 아무 상관 없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셨죠. 아마 시후 씨에게도 같은 말씀을 하셨을 겁니다. 그 말 믿으세요?”
송시후는 순간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예상치 못한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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