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3화
나는 또 물었다.
“강지연 씨 때문에 강성에 온 건가요?”
“대표님이 강성에 온 건 강지연 씨가 떠난 지 반년쯤 지난 뒤였어요. 이틀 정도 머물다가 곧바로 돌아오셨죠. 제가 아는 건 대표님이 강지연 씨 앞에 나타난 적이 있다는 것뿐이에요. 그런데 강지연 씨는 대표님을 완전히 무시했다고 하더군요.”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럼 진섭 씨를 몰라본 거예요?”
“불과 반년 지났는데 몰라볼 리가 있겠어요? 그때 우리는 강씨 가문과는 비교조차 안 될 만큼 차이가 컸죠. 아마 강지연 씨가 강씨 가문으로 돌아간 뒤에 여러 제약이 많았겠죠. 대표님을 알아봤더라도 함부로 말은 못 했을 거예요.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제 추측이고 대표님도 따로 얘기한 적은 없어요. 이후 대표님은 공부하면서 돈을 모아 작은 사업을 시작했죠. 머리가 워낙 비상하셨거든요. 저는 대표님보다 나이가 몇 살 많아서 직접 나서기 어려운 일들을 대신 맡았고요. 대표님이 대학교에 들어갈 무렵에는 이미 제법 기반을 잡으셨죠. 다만 대표님이 강성에서 공부한 기간은 2년 남짓뿐이었어요. 사정이 있어서 잠시 떠났다가 다시 돌아왔을 때 강지연 씨는 이미...”
“반년이라니...”
나는 그 시간 간격을 곱씹으며 중얼거렸다.
그렇다면 내가 강씨 가문에 돌아온 지 반년 만에 그전에 만났던 두 사람의 기억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는 얘기다. 그 반년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머릿속이 복잡해져서 두통이 시작되었다. 나는 정신을 가다듬고 임준호에게 물었다.
“그럼 진씨 가문의 도련님은요?”
“네?”
임준호는 갑자기 고개를 돌려 나를 똑바로 바라봤다. 한참 눈빛을 주고받은 끝에 그가 입을 열었다.
“그때 진씨 가문 도련님이 가출했거든요. 제가 도둑질하다가 만났던 아이가 바로 그였죠.”
“...”
“집으로 돌아가기 싫다고 하길래 제가 잠깐 거둬줬었어요. 그런데 며칠도 안 돼서 떠났죠.”
나는 임준호에게 몇 가지를 더 물어보았다.
임준호는 내 질문이 낯설고 이상하다는 얼굴을 보였지만 이미 대답해 주기로 약속한 이상 빠짐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