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6화
그때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아주머니가 밥 먹으라고 부른 거였다.
다음 날, 나는 약속한 레스토랑으로 나갔다.
잠시 기다리자 단정한 단발머리에 당차 보이는 여자가 들어왔다. 주위를 둘러보던 그녀의 시선이 곧장 내게 꽂히더니 성큼 다가와 테이블에 손을 짚었다.
“강연아 씨?”
“네, 맞아요.”
“안녕하세요. 저는 이나은이라고 합니다. 어제 통화했던 전시회 주최자예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를 했다.
자리에 앉은 뒤 그녀가 물었다.
“주문은 하셨어요?”
“아직이요. 뭘 좋아하시는지 몰라서요.”
이나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메뉴판 두 개를 받아 들었다. 두 가지 음식을 먼저 고른 뒤 내게 건넸다.
“연아 씨도 편하게 고르세요. 오늘은 제가 대접하는 자리니까요.”
뜻밖의 말에 나는 놀란 눈으로 이나은을 바라봤다. 어제 통화할 때도 성격이 시원시원한 사람 같다고 느꼈지만 이름 없는 신인인 나를 이렇게 따로 만나주고, 심지어 밥까지 사겠다고 하니 의외였다.
나도 두 가지 음식을 고른 뒤 메뉴판을 건넸다.
종업원이 물러난 후에야 그녀를 보며 말했다.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아직 제대로 발표한 작품이 없는 완전한 신인이에요.”
“알아요. 제가 이 전시회를 여는 이유도 신인들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어서예요. 이미 유명한 사람이면 누가 이런 작은 도시까지 와서 권위도 없는 제 전시에 작품을 내겠어요?”
이나은은 툭 던지듯 말하고는 다시 나를 바라봤다.
“어제 그림 원고 가져온다고 했죠? 보여줄 수 있어요?”
“네.”
나는 아이패드에 저장해 둔 그림 사진을 그녀에게 건넸다. 이나은은 한참 들여다보다가 고개를 들었다.
“이거, 연아 씨가 직접 그린 거 맞죠?”
“그럼요. 안심하세요. 저는 신인이지만 남의 그림을 베껴 쓰는 짓은 안 해요.”
“그런 뜻은 아니었어요.”
이나은은 아이패드를 들고 잠시 망설이더니 말을 이었다.
“밑색이 너무 어두워서요. 도저히 연아 씨 그림 같지가 않았거든요.”
“그냥 우연히 떠오른 영감이에요. 어제 확인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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