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7화
나는 병실 문 앞에서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박진섭이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
그가 멀쩡히 살아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긴장과 두려움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설명하기 힘든 감정이었다.
죽고 난 뒤에도 내 일로 이리저리 뛰어준 건 박진섭밖에 없었다.
요즘은 그에게 화가 나기도 했지만 사실 더 큰 문제는 내 인생이 온통 불확실성에 휘둘리고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박진섭의 태도조차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니 답답함이 쌓이고 화만 더 커져 갔다.
아마도 강지연의 기억이 겹쳐 남아 있어서일 것이다.
박진섭은 끝까지 믿을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해 그의 앞에서는 늘 거리낌이 없었다.
화가 나면 그대로 쏟아내며 한 번도 스스로의 감정을 컨트롤한 적이 없었다.
나는 문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들어가야 할지 망설이며 몇 번이나 발을 떼려다 멈추기를 반복했다.
목이 바짝 타들어 가 본능적으로 마른침을 삼켰다.
하지만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기 시작했다.
멀찍이 떨어진 자리에서 나는 시선을 그에게 두었다.
박진섭의 몸에 눈에 띄는 상처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임준호의 말대로라면 그의 상처는 가슴 쪽에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내 눈길은 자연스레 그곳으로 옮겨졌다. 다만 환자복에 가려져 확인할 길은 없었다.
“문 앞에서 뭐 해?”
오랫동안 침묵이 흐른 뒤, 박진섭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는 시선을 거두며 말을 덧붙였다.
“들어와.”
정신을 차린 나는 발걸음을 옮겼다.
임준호는 밖에서 문을 닫았고 나는 침대 곁 의자에 앉아 잠시 망설이다가 물었다.
“임 비서님이 진섭 씨가 나를 보고 싶어 한다고 하셨어.”
박진섭은 코웃음을 흘렸다.
“그렇게 말하지 않았으면 내가 죽는다고 해도 연아 씨는 안 왔겠지. 맞아?”
“그런 뜻은 아니야.”
“그런 뜻이 아니면 뭔데? 급하게 이사를 했잖아. 하루 만에 새집까지 찾았고. 그렇게 매정하게 잘라내는 사람이 내가 죽든 말든 신경이나 쓰겠어?”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왜 그렇게 스스로를 저주하는 말을 해?”
박진섭은 흠칫하더니 곧 고개를 들어 나를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