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9화
박진섭은 그러다가 웃음을 거두더니 본능적으로 손을 가슴 쪽으로 들어 올렸다.
숨을 크게 들이마신 뒤에는 힘주어 참는 듯 보였다. 미소가 더는 이어지지 않았다.
“상처를 건드린 거야?”
나는 급히 일어나 확인하려다가 손을 뻗었다.
그 순간, 박진섭의 눈빛이 내 움직임을 가만히 제지하는 걸 느꼈다.
“...”
나는 잠깐 침묵하다가 호출 버튼을 눌렀다. 간호사가 올 때까지 기다린 뒤 조심스럽게 말했다.
“방금 상처를 건드린 것 같아서요. 확인해 주실 수 있을까요?”
간호사는 상처를 살펴보고는 말했다.
“약간 출혈이 있네요. 행동이나 감정 기복을 크게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상처가 깊지는 않지만 계속 자극이 가면 회복에 좋지 않아요.”
“알겠습니다. 주의하겠습니다.”
간호사가 나가자 나는 다시 박진섭을 바라봤다. 입가에 희미하게 머물던 웃음이 내 시선을 느낀 순간 천천히 가라앉았다.
다만 눈가에는 여전히 웃음기가 번졌다.
앞서 심하게 다퉜던 건 이미 지나간 일인 듯이 말이다.
나는 옆자리에 다시 앉았다.
“그만 웃어. 뭐가 그렇게 웃긴데?”
박진섭은 곧 웃음을 거두더니 병실 안은 다시 조용해졌다.
나는 귤 하나를 집어 껍질을 벗겼다. 손끝에 잡힌 하얀 실선들을 보며 낮게 말했다.
“미안해. 번 일은 내 내가 너무 성급했어. 내가 성급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이 안 생겼을 텐데. 난 그냥...”
“내가 강지연에게 가졌던 감정들을 전부 연아 씨에게 쏟아부었다고 생각했어? 연아 씨를 강지연의 대체품이라고 여기면서 새장 안에 가두려고 했다고 생각한 거야?”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박진섭이 끼어들었다.
나는 입술을 다물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 시간 동안 박진섭은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아 나는 고개를 들었다.
그러다가 내게 무겁게 꽂혀 오는 그의 시선과 마주했다.
그 눈빛에는 묘한 위압감이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무의식중에 다시금 방어 태세를 취했다.
사실 난 박진섭이 나를 강지연으로 보는지, 강연아로 보는지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는 않았다. 그가 마주한 두 사람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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