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9화
“그 사람, 그 사람들이야...”
이주희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나는 호기심에 그녀를 바라봤다.
“누구요?”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주희는 곧 정신을 차리고는 조금 전의 표정을 감춘 채 나에게 물었다.
“박진섭이 만난 사람은 한 명뿐이었나요? 아니면 두 명이었어요? 부부였어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 그냥 우연히 한 번 본 거예요. 몇 명이었는지 확인할 수는 없었고 살짝 본 것만으로도 진섭 씨에게 혼났어요.”
나는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조금 억울한 얼굴을 보이기도 했다.
이주희가 나를 다독이며 말했다.
“괜찮아요. 강연아 씨가 박진섭의 곁에 남았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성공한 거예요. 그런 작은 좌절쯤은 아무것도 아니죠. 그 사람은 결국 지연이 같은 여자를 좋아하는 거예요. 지연이의 얼굴을 하고 조금만 더 비슷하게 흉내 낼 수 있다면 그 사람이 강연아 씨에게 홀딱 반할 거예요. 그때를 위해서라도 이런 괴로움쯤은 아무것도 아니죠.”
“하지만 어떻게 흉내를 내야 하죠?”
“지연이는 성격이 온순하고 말수가 적어요.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타입이죠. 박진섭 앞에서는 말 많이 하지 말고 야심 있어 보이지 않게 행동하면 돼요. 그리고 지연이는 세심하게 배려할 줄 아는 아이예요. 딸기 타르트도 만들 줄 알죠. 레시피는 나중에 보내줄 테니까 박진섭에게 만들어 줘요.”
“그리고 지연이와 박진섭은 학교에서 만난 사이예요. 그러니까 좀 더 발랄하게, 대학생처럼 보여야 해요. 지금 그 긴 치마는 너무 지적인 느낌이에요. 지연이는 절대 이렇게 입지 않거든요.”
나는 이주희의 말을 듣고 자신의 모습을 내려다봤다.
날씨가 추워서 긴 치마를 입으니 더 무겁고 딱 달라붙는 느낌이었다.
원래 집에서 그림 그릴 때 아무렇게나 걸친 옷이었는데 이주희가 갑자기 온다는 연락이 와서 대충 외투를 걸치고 신발을 갈아 신고 나온 상태였다.
내 옷차림이 그렇게까지 달라 보였던 걸까?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포인트였다.
강주언의 조카로 연기한 시간에 익숙해져서 그런 걸 수도 있다.
그리고 옷장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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