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4화
그런데 왜 갑자기 바뀐 걸까? 언제부터 바뀐 걸까?
지금 박진섭과의 관계 때문일까?
하지만 예전에도 임준호가 나에게 그리 호의적이진 않았던 것 같았다.
박진섭의 부하직원이긴 하지만 업무 외적으로는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였기에 내가 박진섭과 사귀게 된다고 해서 태도가 이렇게까지 180도 바뀔 이유는 없었다.
이유가 떠오르지 않았지만 일단 그 생각은 접기로 했다.
임준호의 명찰을 들고 마케팅 부서로 향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막았지만 명찰을 보더니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기는 했지만 더는 막지 않고 안으로 들여보내 주었다.
“어느 부서에서 온 거예요? 전에 본 적 없는 것 같은데. 임 비서가 뭐 하라고 보낸 건데요?”
“그냥 구경 좀 하라고 하더라고요. 최근 프로젝트들도 간단히 훑어보고 앞으로 제가 할 일에 참고하려고요.”
“그럼 앞으로는...?”
나는 구체적인 직무는 말하지 않고 미소만 지었다.
그러자 상대방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솔직히 임준호가 준 명찰 덕분에 일이 한결 수월해졌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사람들과 관계를 하나하나 맺으며 시간을 써야 했을 테니까.
오후 내내 마케팅 부서에 머문 나는 퇴근 시간이 되어서야 박진섭을 찾으러 갔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퇴근한 뒤, 박진섭이 아직도 사무실에서 누군가와 회의 중이라 나는 옆에 있는 휴게실에서 기다렸다.
30분쯤 지났을까, 유리창 너머로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가는 것이 보였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바로 그 순간 박진섭이 문을 열고 들어와 내 옆으로 다가왔다.
“가자.”
고개를 들어 밖을 바라보니 손희진이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내 시선을 느낀 손희진은 곧바로 시선을 거두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
밖으로 나가면서 임준호에게 명찰을 돌려주었다.
차 안에서 박진섭이 물었다.
“오늘 회사에 온 이유가 뭐야?”
“오늘 이나은이 왔거든. 이나은을 먼저 데려다준 다음에 시간이 남아서 회사에 들렀어. 앞으로 일정이 빡빡해질 것 같아서 미리 경험도 좀 쌓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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