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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경찰은 이미 네가 그곳에 있었다는 걸 알아냈어. 이 사건을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네 형이 수를 써서 너를 나락으로 보낼지도 모르지.” “그 사람은 내 형이 아니야!” 진성연이 돌아서서 박진섭을 한참이나 노려보았다. “너, 강지연에 대해서 물어보려고 날 찾아온 게 아니라 날 협박하러 온 거구나? 정말 넌 변한 게 하나도 없어. 끔찍해.” “칭찬 고마워. 너도 그래.” “...” 진성연은 씩씩대면서 자리를 떠났다. 박진섭은 컵을 들고 목을 축이다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 나는 죽은 뒤 박진섭을 따라다니는 시간이 아주 많았다. 그동안 박진섭은 항상 초조하고 속상해했다. 매일 나의 일 때문에 바삐 돌아 챘고 동시에 회사 업무도 처리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날카로운 분위기 속에서 미소를 짓다니. 두 사람은 전부터 알던 사이였나? 진성연의 말을 들어보면 그런 것 같은데... 나는 두 사람과 대화할 수 없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만약 대화가 가능했다면 나는 진성연에게 박진섭이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할 것이다. 다른 사람을 위해 목숨을 쉽게 내다 버리는 건 옳은 일이 아니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일단 살아있어야 뭐든지 할 수 있는 법이니까 말이다. 아쉽게도 나는 이제 인생을 살아갈 수 없지만 말이다. 눈앞에서 두 사람이 나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지만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도움도 되지 못했다. 그저 시청자처럼 지켜볼 수밖에. 나는 한숨을 내뱉었다. 박진섭이 계속해서 그 자리에 앉아 있자 나는 진성연이 앉았던 곳에 앉아서 턱을 괴고 박진섭을 쳐다보았다. 임준호는 밖에서 들어와 박진섭에게 얘기했다. “대표님, 아까 진성연 씨가 화를 내면서 나가던데... 설마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죠?” “걱정하지 마. 진성연은 그저 성격이 조급한 것뿐이지, 멍청이는 아니니까.” “하지만 경찰이 진성연 씨한테 물어보라고 했지만 대표님은 안 물어보셨잖아요. 만약 진성연이 정말 강유나 때문에 강지연 씨한테 손을 쓴 거라면...” “그럴 일은 없어.” 임준호는 의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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