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화
송시후와 강유나는 누군가를 시켜 내 얼굴을 합성해 김경애를 속이려고 했다.
송시후가 금세 결심하고 연락을 시작하자 나는 본능적으로 뛰쳐나가 김경애에게 그의 말을 믿지 말라고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야 나는 완전히 이해했다.
송시후는 나에게만 잔인한 게 아니었다.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에게도 똑같이 무자비했다.
‘할머니께서 지금 시후를 억제할 수 있는 건 오직 지분뿐이야. 만약 할머니께서 시후의 말을 믿고 지분을 넘겨준다면 할머니께서는 그 어떤 보호장치도 남지 않게 돼.’
게다가 송국범도 송시후의 행동을 묵인하고 있었다. 오히려 그는 지금까지 김경애가 자신을 억압했다고 생각하며 그녀를 이대로 처리해 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런데 문 앞까지 슬며시 다가간 나는 문득 무언가를 깨달았다.
김경애는 지금 나를 전혀 볼 수 없기에 그녀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가봤자 소용없는 일이었다.
고개를 돌려 거실을 보니 강유나가 앉아 있었다. 송시후 앞에서 보이던 가녀린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문득 나의 머릿속에 의문이 스쳤다.
‘강유나가 이토록 많은 일을 꾸민 건 송시후 하나만을 노린 게 아닐 거야. 만약 강유나가 정말 송시후를 원했다면 그날 그 술잔을 왜 나에게 건넸을까?’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그녀의 눈빛 속에는 사랑에 상처받은 분노가 아니라 어둠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야망의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강유나가 원하는 건 결코 송시후가 아니다. 분명 더 큰 무엇을 노리고 있었다.
그 순간 이 생각이 번개처럼 머릿속을 스쳤다.
나는 이 생각을 품고 고개를 들었더니 발코니 쪽에서 전화를 받는 송시후의 모습이 보였다. 유리문 너머로는 그의 목소리가 희미하게만 들렸다. 나는 살며시 다가가 그의 곁에 서서 발코니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여기는 고층이었다. 만약 사람이 여기서 떨어지면 분명 뼈도 추스르지 못할 것이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송시후의 뒤로 다가가 두 손을 그의 등에 올렸다. 조금만 힘주면 그는 아래로 추락해 피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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