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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유 씨 아주머니가 자리를 떴음에도 쑥스러웠던 나는 박지한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지만 박지한은 손쉽게 그런 나를 다시 품에 가뒀다. 박지한은 내 고개를 부여잡고는 입을 맞춰 약을 내 입속으로 흘려보냈다. 쓴맛이 입안을 가득 채우자 나는 미간을 찌푸린 채로 울먹였다. “너무 써.” 박지한은 내 입가에 묻은 물기를 닦아주며 대꾸했다. “아주머니 말 못 들었어? 소꼬리 말고도 좋은 약재는 다 넣고 만든 약이라잖아. 쓴 약이 몸에도 좋아.” 딸기를 한 움큼 집어먹으며 힘들게 쓴맛을 잠재웠는데 박지한은 내 머리를 톡톡 건드리며 또 야속한 말을 했다. “나는 서재에서 업무 보고 있을 테니까 얼른 가서 약 마셔.” 박지한이 2층으로 올라가자 아주머니가 검은 한약을 들고 나왔다.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이 올라와 내가 바로 미간을 찌푸리자 유 씨 아주머니가 웃으며 말했다. “사모님, 약 이제 다 식었어요. 이젠 드시기 편하실 거에요.” 약을 마시기는 죽기보다 싫었던 나는 눈을 굴리며 헛기침을 했다. “여기 두세요. 아까 먹은 거 소화 좀 시키고 마실게요.” 나는 유 씨 아주머니가 가면 바로 박지한에게로 가 약을 대신 마셔달라고 할 생각이었다. 한두 번 있는 일은 아니었기에 박지한도 별말은 하지 않을 것 같았다. “알겠습니다. 그럼 잊지 말고 꼭 드세요.” 말로는 알겠다고 하지만 아주머니는 자리를 뜨지 않고 내 주위를 맴돌며 테이블을 닦고 있었다. 계획이 틀어지게 되자 심장이 쿵 내려앉은 나는 다급히 그녀를 내보내려 했다. “아주머니, 가서 일 보세요. 저 안 지키고 있으셔도 돼요.” “안되죠. 큰 사모님이 얼마나 신신당부하셨는데요. 약 다 드시는 거 보고 갈 테니까 잔머리 굴리지 마세요. 안 통합니다.” 유 씨 아주머니의 고집스러운 대답에 나는 멋쩍게 웃으며 변명했다. “잔머리를 왜 굴려요 제가. 나이가 몇인데, 약 하나 못 먹을까 봐요?” 유 씨 아주머니가 의심스러운 표정을 거두지 않고 있자 나는 결국 그릇을 집어 들고 약을 입안에 털어 넣었다. 혀끝이 짜릿해지는 쓴맛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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