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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만지지 마

국그릇이 바닥을 드러낸 후 진태경은 숟가락을 내려놓은 뒤 곧장 2층으로 올라가려 했다. 그런데 배꼽 아래에서 뜨거운 기운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 열기는 너무나 빠르게, 그리고 거세게 밀려왔다. 시야가 점점 흐려지기 시작하더니 임다은의 걱정 어린 얼굴조차 겹쳐 보이기 시작했다. ‘뭔가 이상해.’ 이건 단순한 닭백숙 한 그릇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반응이었다. 이마를 짚으며 정신을 차리려 애쓰는 진태경의 모습에 임다은은 드디어 성공했다고 생각하며 기다렸다는 듯 다가와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태경아, 어지러우면 내가 부축해 줄게. 올라가서 쉬어.” 하지만 왠지 모르게 극도로 거부감이 든 진태경은 머릿속에 최근 임다은의 이상한 행동들이 스쳤다. 임다은이 의도적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자꾸만 주변에 나타나며 스킨십을 하려 했다. ‘설마...’ 이런 상태로 함께 2층으로 올라간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불 보듯 뻔했다. 순간 자신이 너무 둔감하고 눈치가 없다는 사실에 짜증이 치밀었다. 임다은이라는 여자는 진태경에게 그저 형수일 뿐 한 번도 여자로 생각한 적이 없었다. 진태경의 몸이 휘청였다.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겼어. 나 좀 나가봐야겠어.” 미소를 짓고 있던 임다은은 진태경의 갑작스러운 반응에 당황했다. ‘나가겠다고?’ 당황한 임다은은 재빨리 진태경의 팔을 붙잡으며 몸을 가까이 밀착시켰다. “태경아, 너 지금 얼굴 너무 빨개. 가지 마. 내가 방으로 부축해 줄게. 좀 쉬어.” 그러면서 진태경을 2층으로 데려가려 했다. 진태경의 팔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온도에 마음이 설렌 임다은은 속으로 진태경을 방으로 데려가기만 하면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팔에서 느껴지는 임다은의 손길에 진태경은 속이 울렁거렸다. 그러더니 마치 더러운 것이라도 만진 듯 임다은의 손을 세게 뿌리쳤다. “손대지 마!” 극도의 혐오감으로 가득 차 있는 낮은 외침 소리에 임다은은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렸다. 진태경에게 밀쳐진 임다은은 온몸을 비틀거리더니 믿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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