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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나 아픈 거 무섭지 않아

그날 밤, 방 안의 공기는 끈적거릴 만큼 무겁고 뜨거웠다. 그동안 억눌려 있던 한진우의 감정은 마치 쓰나미처럼 한순간에 터져 나왔다. 그의 몸에 눌린 채, 그 맑고 또렷한 눈빛을 정면으로 마주하자 본능적으로 몸이 조금 떨리긴 했지만 마음만은 이상할 정도로 평온했다. 나를 안고 있는 사람이 한진우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다은아, 조금 아플 거야.” 사포에 문지른 듯 쉰 목소리였다. 뜨겁게 달아오른 그의 몸이 내 허벅지 사이를 스치며 망설이고 있었다. 이 순간에 이르러서조차 한진우는 내가 다칠까 봐 두려워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의 넓은 등을 끌어안았다. 손끝에 닿는 울퉁불퉁한 흉터들에 가슴이 미어질 만큼 아팠다. “진우 씨, 나 아픈 거 무섭지 않아.”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스스로 다리를 벌리며 그의 허리를 감쌌다. “나한테 집을 만들어 줘.” 한진우의 온몸이 크게 떨렸고 다음 순간, 날카로운 통증이 밀려왔다. 그 순간 나는 폭풍우 속을 오래도록 떠돌던 작은 배가 마침내 정박할 항구를 찾은 것만 같다고 느꼈다. 그의 척추 위에서 미친 듯이 깜빡이던 붉은 경고등은 바로 그때 서서히 부드러운 초록빛으로 바뀌었다. 미친 듯이 날뛰던 유전자는 잠잠해졌다. 평생을 외롭게 살아온 그 야수는 마침내 사랑 앞에 길들여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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