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나랑 하자
“그럼 지금은...”
그의 척추에 박힌 장치에서 붉은 불빛이 점점 더 빠르게 깜빡이는 것을 보며 나는 심장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는 듯했다.
“오늘 밤에 힘쓴 거, 혹시...”
한진우는 고개를 저으며 손을 들어 내 뺨을 어루만졌다.
“괜찮아. 그럴 가치가 있었어. 널 구하러 가지 않았다면 설령 내가 10년을 더 살 수 있다 해도 그건 살아 있는 게 아니라 껍데기뿐이었을 거야. 오늘 밤 널 되찾았으니까 내일 당장 죽는다 해도 난 남는 장사야.”
“그런 말 하지 마!”
나는 그의 입을 막고 울먹이며 고개를 저었다.
“난 진우 씨가 죽는 거 못 봐. 총교관이라며, 제일 대단한 사람이잖아. 분명 방법이 있을 거야, 그렇지?”
한진우는 나를 바라보다가 잠깐 망설이는 듯한 눈빛을 보였다.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야.”
“무슨 방법인데?”
그의 귀 끝이 갑자기 붉어졌다.
조금 전의 냉철한 지휘관이 아니라 다시 그 순하고 서툰 사람의 얼굴이었다.
한참을 머뭇거리던 한진우는 거의 속삭이듯 말했다.
“의사가 그러더라. 내 유전자가 붕괴된 상태라서... 만약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관계를 맺고 일상에서도 정서적인 안정을 받으면 병세가 서서히 안정될 수 있다고.”
잠시 멍해 있던 나 역시 이내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나는 한진우의 합법적이 아내이자 그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일 수도 있었다.
“그럼... 그럼 뭘 망설이고 있어?”
나는 입술을 깨물며 모기 소리만큼 자게 말했다.
그런데 한진우가 오히려 뒤로 물러서더니 내 손을 놓고 다급하게 고개를 돌렸다.
“안 돼. 다은아. 난 네가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거 알아. 넌 강제로 나한테 시집온 거잖아. 이제 박민재도 완전히 끝났고 내가 고씨 가문을 빼앗아서 너한테 돌려줄 수도 있어. 네 부모님 역시 불만스러워도 버텨야 할 거고. 넌 예전처럼 재벌가의 삶으로 돌아가서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도 있어... 그래서 난 널 억지로 붙잡고 싶지 않아. 나 한진우는 평생 남의 약점을 이용하는 짓은 안 하거든.”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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