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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네가 살 수만 있다면

한진우가 나를 데려간 곳은 물이 새는 그 허름한 월세방이 아니라 산 중턱에 자리한 한 요양원이었다. 경비는 삼엄했고 한눈에 봐도 아무나 드나들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여러 단계의 까다로운 검사를 거친 뒤 우리는 각종 의료 장비로 가득 찬 방에 들어섰다. 한진우가 군복을 벗는 순간, 나는 숨이 막힐 듯한 충격에 휩싸였다. 그의 등에는 촘촘하면서도 겹겹이 새겨진 흉터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척추 부근에는 검은색 금속 장치 하나가 박혀 있었는데 붉은 불빛이 미세하게 깜빡이고 있었다. “이게 뭐야?” 나는 떨리는 손으로 그 장치에 손을 뻗었다. “신체 기능 억제 장치야.” 한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 “5년 전, 섬멸 작전 중에 강제로 돌파하다가 신체 기능이 망가졌어. 유전자도 뒤틀렸지. 이걸로 억제하지 않으면 난 살육밖에 모르는 미치광이가 돼서... 결국은 에너지가 고갈돼 죽게 돼.” 그는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창밖의 달빛을 바라봤다. “그래서 전역했어. 강력한 진정제를 맞고 평범한 사람인 척 도서관에서 한직을 얻었지. 그렇게 조용히 죽을 날만 기다릴 생각이었어. 그러다 그날, 쓰레기통 옆에서 널 본 거야.” 이 말을 하며 고개를 돌린 그의 눈빛은 그 속에 빠져들 만큼 부드러웠다. “다은아, 그거 알아? 그날 네 얼굴을 본 순간, 난 바로 알아봤어.” 나는 멍하니 그를 바라봤다. “알아봤다고... 나를?” “응.” 한진우는 희미하게 웃었다. 그 웃음에는 오래된 기억에서 오는 쓸쓸함이 묻어 있었다. “10년 전, 제일중에 다니던 때에 난 늘 괴롭힘당하던 고아였어. 늘 더럽고 아무도 상대해 주지 않았지. 그런데 그날 네가 흰 원피스를 입고 와서 나한테 빵 하나를 건네더라. 그리고 웃어줬지.” 기억이 떠올랐다. 분명 그런 일이 있긴 했었다. 그때의 나는 모두가 우러러보는 교내의 인기인이었고 그날의 작은 선의는 나에게 있어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몰랐다. 그 사소한 행동 하나가 누군가의 마음속에서 이렇게 거대한 나무로 자라났을 줄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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