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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정말 진우 씨 맞아?

아무도 우리를 막지 못했다. 박민재조차도 바닥에 널브러진 채 한진우가 나를 업고 문을 나서는 모습을 그저 멍하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문밖에 서 있던 것은 한진우의 그 낡은 자전거가 아닌, 검은색 차체에 특별 통행 허가증이 달린 세단이었다. 차 옆에는 완전 무장을 한 병사들이 두 줄로 서 있었고 한진우가 모습을 드러내자 일제히 거수경례를 올렸다. “지휘관님, 안녕하십니까!” 소리가 어찌나 우렁찬지 천지를 울리는 듯했다. 그렇게 한진우는 나를 뒷좌석에 조심스럽게 태웠고 방탄유리 너머로 바깥의 소란은 완전히 차단됐다. 차가 출발했다. 나는 구석에 몸을 웅크린 채 옆에서 눈을 감고 쉬고 있는 한진우를 바라봤다. 그러다 문득 그가 낯설게 느껴졌다. “정... 정말 진우 씨 맞아?” 내가 조심스럽게 묻자 한진우는 눈을 뜨고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 그 순간 그는 다시 그 평범한 사람으로 되돌아간 듯,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이며 존재하지도 않는 안경을 밀어 올렸다. 지난번 박민재에게 폭행을 당하며 안경이 부서진 탓에 더는 쓰지 않는 모양이었다. “다은아, 내 이 신분이 마음에 안 들면... 난 그냥 예전처럼 도서관 사서로 살게. 진짜 그 일도 꽤 괜찮아. 한가하고 널 위해서 신문 스크랩도 해줄 수 있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웃다 보니 어느새 눈물도 함께 흘러내렸다. “거짓말쟁이.” 나는 주먹으로 그의 가슴을 한 번 쳤다.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면서 왜... 왜 그런 척을 했어? 왜 나까지 그런 고생을 하게 했어? 왜... 그런 박민재한테 그런 모욕을 당했냐고.” 박민재의 이름이 나오자 한진우의 눈빛이 잠시 어두워졌다. 하지만 이내 내 손을 잡아 자신의 입술에 가져가더니 살며시 입을 맞췄다. “다은아, 난 연기한 게 아니야. 난 정말로... 죽을 뻔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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