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화 가자, 우리 집에
“콜록... 말도 안 돼...”
몸을 일으켜 보려 애썼지만 박민재의 얼굴은 피투성이였고 꼴이 말이 아니었다.
“이 격투 실력에... 이런 압도적인 제압력이라니...”
그는 한진우를 똑바로 노려보았다. 그리고 그 눈빛 속에 마침내 짙은 공포가 떠올랐다. 그것은 이성이 아니라 생물이 본능적으로 천적을 마주했을 때 느끼는 두려움이었다.
“너, 대체 정체가 뭐야?!”
한진우는 대답 대신 느릿느릿한 손놀림으로 주머니에서 손수건 한 장을 꺼냈다. 마트에서 2천 원에 세 장 묶음으로 파는 싸구려 손수건이었고 노란 오리 두 마리가 귀엽게 그려져 있었다.
그러더니 조금 전 박민재를 붙잡았던 손을 꼼꼼히 닦았다. 마치 더러운 것을 만지기라도 한 듯한 태도였다.
그리고 그 손수건을 아무렇지 않게 박민재의 얼굴 위로 던졌다.
“박민재, 3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하군. 여전히 성질을 못 죽였어.”
한진우는 몸에 조금 맞지 않던 검은 바람막이를 벗었다. 그 안에 드러난 것은 짙은 회색의 군 정복이었다.
장식이라고는 거의 없었고 깃 부분에 달린, 부러진 검 하나가 가시덩굴에 휘감긴 문양을 한 짙은 금빛 휘장이 다였다.
그 휘장을 보는 순간, 연회장 한쪽에 있던 한 원로 장군이 몸을 떨며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저건... 저건...”
원로 장군은 눈물을 흘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황혼 훈장이잖아... 혹시... 혹시 총교관님이십니까?!”
황혼 훈장.
제국 최고 등급의 극비 훈장이자 전설 속에만 존재한다고 알려진 유령 부대, ‘블랙워치’에게만 주어지는 상징이었다.
그리고 총교관은 그 부대의 영혼이었는데 제국 모든 특수부대원의 악몽이자 동시에 신앙 같은 존재였다.
아무도 그의 본명을 알지 못했고 얼굴을 본 사람도 없었다. 알려진 것은 단 하나, 그의 코드네임이 ‘진’이라는 것이었다.
박민재는 벼락을 맞은 사람처럼 그 자리에 굳어 버렸다.
“진... 한진우... 선생님...?”
안색이 창백해진 채 그가 중얼거렸다.
군사학교에 다니던 시절 박민재가 가장 자랑하던 이력은 ‘블랙워치’ 훈련 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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