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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네가 있어야 할 자리

나는 박민재에게 이끌려 새장과도 같은 그 별장으로 돌아왔다. 그는 내가 상상했던 것처럼 격렬하게 분노하지 않았다. 오히려 겉으로는 나를 잘 대해주었다. 단, 외출은 금지였고 아이를 만나는 것도 허락되지 않았으며 한진우와의 연락 역시 완전히 차단됐다. 그뿐이었다. 나는 살아 있으나 살아 있는 것 같지 않은, 껍데기뿐인 존재처럼 하루하루를 버텼다. 그렇게 일주일이 흘렀고 그날 밤이 찾아왔다. 그날은 제국 국경일을 기념하는 연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행사의 주인공이므로 박민재는 반드시 참석해야 했는데 전리품을 과시하듯, 그는 나를 억지로 자신의 파트너로 내세웠다. 연회는 제국 호텔 최상층에서 열렸다. 화려한 드레스와 보석, 샴페인이 넘쳐났고 웃음과 건배가 끊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박민재에게 몰려가 아부했고 그를 제국의 수호신이라 치켜세웠다. 박민재는 내 허리를 끌어안고 세상 모든 것을 손에 넣은 듯한 얼굴로 말했다. “다은아, 봐. 여기가 네가 있어야 할 자리야. 그 지저분한 월셋집이니, 그 무능한 남자니 하는 건 그냥 악몽이었을 뿐이라고.” 그가 이렇게 속삭였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이 모든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속이 뒤집히는 것 같았다. 그때, 연회장 문이 벌컥 열렸다. “쾅!” 굉음과 함께 두 짝의 두꺼운 나무문이 바깥에서 단숨에 걷어차이며 열리더니 숨이 막힐 듯한 압도적인 기운이 순식간에 연회장을 휩쓸었다. 마치 태고의 맹수의 노려보는 시선에 붙잡힌 것처럼, 본능적으로 몸이 굳고 무릎이 떨리며 고개를 숙이고 싶어지는 감각이었다. 시끌벅적하던 연회장은 한순간에 얼어붙었고 모든 시선이 문 쪽으로 쏠렸다. 검은 트렌치코트를 입은 한 남자가 안으로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키는 크고 자세도 곧았으며 걸음걸이 하나하나가 지나치게도 안정적이었다. 그는 더 이상 두꺼운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있지 않았다. 물론 빛이 바랜 셔츠도 입지 않았다. 고개를 살짝 든 채 드러난 그의 눈은, 한때는 온순하고 흐릿했던 그 눈동자는, 지금은 끝을 알 수 없이 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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