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19화
스카이 괴물들이 애원하는 모습을 보고서도 백아름은 전혀 마음이 약해지지 않았다. 지금의 그녀는 없는 힘까지 짜내서 임동현과 진한솔이 친 사고를 수습하느라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욕망은 이미 틈새를 찾아 이성을 침식하기 시작했다. 뒤늦게 통제하려고 시도하기는 했지만 가능할 리가 난무했다. 한 번 생긴 틈새는 영원히 복구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사실 백아름의 실력으로 칠색유리종에 돌아갈 때까지 버티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이런 일만 나타나지 않았으면 말이다. 그녀는 자신이 머지않아 곧 욕망에 삼켜지리라는 것을 직감했다. 이건 전부 임동현의 잘못이니, 사태를 안정시키고 나면 무조건 책임을 물어야 했다.
마음 한가득 자리 잡은 울분을 풀 데가 없었던 백아름은 인상을 찌푸리며 스카이 괴물들을 향해 머리를 돌렸다.
“흥! 짐승들의 사과라니, 가소롭기만 하구나. 너희들이 머리를 조아리면 내가 용서할 줄 알았나?”
“집행자님, 저희를 살려주시기만 한다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고 해도 다 하겠습니다!”
“맞습니다, 집행자님! 요구가 있다면 부디 말씀하십시오. 저희가 목숨을 걸어서라도 꼭 완성하겠습니다. 그러니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스카이 괴물들은 저마다 입을 열었다.
그들은 백아름이 살생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아냈다. 안 그러면 그녀의 실력으로 진작 이곳을 피바다로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니 아직은 목숨을 지킬 기회가 있었다.
신급 무기는 뒷전으로 밀려난 지 오래였다. 무기가 아무리 좋아도 일단 목숨이 붙어 있어야 사용할 수 있으니 말이다. 스카이 괴물들의 머릿속에는 목숨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백아름의 말 한마디가 일으킨 여파에 단단히 겁을 먹고 도망갈 용기조차 사라져 버렸다.
그들은 알지 못했다. 그들이 도망간다고 해도 백아름은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조금 전 힘을 잠깐 쓴 것으로 인해 이성은 벌써 흔들리기 시작했다. 일단 급한 대로 다시 통제하기는 했지만, 욕망이 언제 폭주해도 이상하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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