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0화
“잠깐, 너 요즘 무슨 일을 하고 있어? 왜 이제야 서울로 돌아온 거야?”
관미령이 따라 나가며 물었다. 방금 임동현을 나무란 건 이 화제를 자연스레 시작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관미령은 임동현과 운서가 매일 같이 있기를 바랐다. 그래서 요즘 어디에 있었는지 알아내는 것을 통해 외국에서 동래 자본의 조현영과 함께 있었던 건 아닌지 판단하려 했다.
관미령은 따로 조현영을 조사한 적 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엄청난 위협이 될 것 같았다. 그녀는 가정 형편이 약간 뒤떨어지기는 하지만 용모와 능력이 아주 훌륭했다.
“요즘은 회사 일로 외국으로 출장을 갔었어요.”
임동현이 답했다. 다크 코너는 대하에 속하지 않으니 외국 출장을 갔다는 건 거짓말이 아니었다.
관미령은 미간을 찌푸렸다.
‘역시 외국에서 여자를 만나고 다닌 모양인가 보네. 사내자식들은 하나같이 믿을 게 못 돼. 집에 멀쩡한 아내를 두고 굳이 다른 사람을 만나야 하나? 잠깐... 만약 외국에서 조현영이랑 함께 있었다면 돌아오자마자 운서를 이렇게 만들지 않았을 텐데, 혹시 진짜 회사 일로 출장 간 건가? 동래 자본의 시가가 곧 2000조를 돌파해서 재벌의 행렬에 들어설 테니 바쁠 때도 되었지. 2000조가 작은 숫자도 아니고 동현은 100%의 주식을 갖고 있으니 더 힘들 거야. 그러고 보니 동현은 가족이 없고 친척만 있다고 했지? 그럼 빨리 애를 낳아 후계자로 삼아야겠어.’
관미령은 혼자서 별생각을 다 했다.
“동현아, 너 콘돔은 했어?”
관미령이 물었다.
“네??? 뭐요???”
임동현이 되물었다.
“다 들었잖아.”
관미령은 자신이 말을 꺼내놓고 얼굴이 빨개졌다. 운서를 위해서라면 아무리 낯부끄러워도 꼭 말해야만 했다.
임동현은 넋이 나간 채로 어찌 대답할 바를 몰랐다. 그는 관미령의 질문이 너무 어이없었고 마찬가지로 뜬금없기도 했다.
“그... 그게... 안, 안 한 것 같아요.”
임동현이 얼버무리며 대답했다.
“다행이네. 만약 운서가 임신했다면 절대 아이를 지우면 안 돼. 첫아이가 얼마나 중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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